플라시도 도밍고 5년 만에 방한
예정보다 40여분 늦게 시작됐지만 노장의 표정은 밝았다. 무대에 함께 오를 한국의 신예 소프라노 박소영씨와 나란히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플라시도 도밍고(73)에게서는 백전노장의 여유가 풍겼다.
도밍고가 23일 오후 7시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공연하기 위해 5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이번 공연은 전반부가 오페라 아리아, 후반부는 뮤지컬과 오페레타 등 대중적 작품으로 구성된다. 테너에서 바리톤으로 바꾼 도밍고의 완숙함이 어떻게 드러날지 기대되는 무대다.
도밍고는 공연을 앞두고 21일 잠실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각종 콩쿠르에서 한국이 거둔 눈부신 성과를 잘 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자신과 더불어 ‘세계 3대 테너’에 속했던 호세 카레라스가 때마침 같은 날 서울에서 공연한다는 사실과 관련해 “한국의 높은 생활 수준은 물론 음악에 대한 한국인의 큰 사랑을 입증하는 사건”이라며 “아름다운 우연”이라고 했다.
68세에 바리톤으로 전향한 도밍고는 “바리톤과 테너 둘 다 할 수 있다”며 이번 공연에서도 두 음역의 곡을 노래한다고 소개했다.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영화 '마이 페어 레이디' 삽입곡 등 클래식 음악에서 대중적 노래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선보인다.
도밍고와 함께 무대에 오르는 박소영씨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를 중심으로 활동중인 소프라노다. LA오페라의 영 아티스트 프로그램에서 60대1의 경쟁률을 뚫고 이번 무대에 서는 박씨는 “앙코르 곡으로 도밍고와 함께 한국 가곡을 부를 예정”이라고 말했다. 도밍고는 “오페라의 새 미래를 알릴 시초를 보여줄 인재”라고 박씨를 치켜세웠다. 박씨에게는 이번이 한국 데뷔 무대다.
장병욱 선임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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