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채로 회사 인수하고 회삿돈 빼돌려 대출 갚은 전 창업투자회사 대표 징역 12년

사채로 회사를 인수한 뒤 사채를 갚기 위해 수백억원의 회삿돈을 빼돌린 전 창업투자회사 대표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서울남부지법 제11형사부(부장 박정수)는 사채업자에게 빌린 돈으로 코스닥 상장기업인 A사를 인수한 뒤, 사채를 갚기 위해 회사 자금 300억원을 빼돌린 혐의(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기소된 전 H창업투자회사 대표 김모(42)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김씨는 2009년 7월 A사 최대주주의 주식 및 경영권을 200여억원에 사들인 뒤, 자금 조달ㆍ관리ㆍ집행 등 경영 전반을 총괄하면서 8차례에 걸쳐 회사 자금 약 300억원을 빼돌렸다. 김씨는 신규 사업 추진 등을 내세워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추진해 자금을 조달했으며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대금이 들어있는 회사 통장에서 돈을 빼내 사채를 갚는 데 사용했다. 자금난을 겪던 A사는 결국 2010년 4월 상장폐지됐다.

재판부는 “횡령 액수가 300억원에 이르는 거액으로 회사에 큰 손해를 입혔고, 결국 회사가 상장폐지에 이르게 돼 다수의 주주들에게 광범위한 재산상 피해가 있었던 점, 김씨가 피해 회복을 위해 어떠한 노력도 기울이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