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13일 서울시립교향악단을 대상으로 행정사무감사를 했다. 이 자리에서 시의원들은 “정명훈 서울시향 예술감독이 (서울시향의) 예정된 일정울 무시하고 자신이 설립한 비영리단체의 기금 마련을 위한 피아노 리사이틀을 한 후 빈 국립오페라단 공연을 위해 출국했다” “정 감독의 일방적 결정에 의해 서울시향의 공연 3개가 연기되고 공연 1개의 지휘자가 변경됐다” “(서울시향) 예술감독이 (서울시향) 대표를 무시하고 대표는 감독을 통솔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작곡가 류재준씨가 이를 반박하는 글을 보내왔다.
정명훈 지휘자에 대한 공방이 점입가경이다. 2014년 서울시의회 행정사무감사의 쟁점은 서울시립교향악단에 고용된 지휘자(정명훈)가 멋대로 개인 피아노 독주회를 열고 펀드를 조성, 비영리재단에 기증하는 것과 해외 다른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것은 고용된 직장의 의무를 다하지 못한 것이라는 거다.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인 아슈케나지와, 베를린 오퍼의 바렌보임은 어디서나 자유롭게 자신의 피아노 독주회를 한다. 게르기예프나 얀손스는 두 개 이상의 교향악단에서 상임 지휘자 및 음악감독을 맡고 있으며 다른 오케스트라의 객원지휘도 하고 있다. 요컨대 음악인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몫을 하는 것이고 이를 두고 해외 어느 곳에서도 단 한 번도 문제시하는 시각이나 논조를 본 바 없다. 오히려 다른 곳에서 지휘를 요청하지 않거나 음악가로서 활동이 부진하면 그 사유로 상임지휘자의 자격 여부를 운운하는 경우는 종종 보았다. 뉴욕필하모니의 전설적 지휘자인 번스타인이 빈 필하모닉에서 지휘한다고 문제시했다면 세계적인 말러 붐은 일지 않았을 것이다.
이번 경우는 누가 봐도 흠집내기다. 조금만 살펴봐도 수도 없이 같은 사례가 쏟아지는 것을 알고도 이런 질문을 던진 시의원들과 일부러 대답을 얼버무린 서울시향 대표의 대화는 사전에 말을 맞추지 않았으면 불가능할 것 같다. 무지해서 그랬다면 더더구나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다. 자격도 없는 사람들이 대표로 앉아 있고 시정을 좌지우지한다는 것은 끔찍한 일이다. 하나는 확실한 것 같다. 정명훈이라는 인물이 그들에겐 눈엣가시고 이미 찍어내려고 작당을 했다는 것 말이다.
시립ㆍ도립 오케스트라, 합창단, 예술단체의 수장이 지자체장의 입김에 좌지우지된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러니 지자체장이 바뀔 때마다 줄 서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가 될 수 밖에 없다. 어느 오케스트라는 지휘자를 공모하면서 실연 심사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미 뽑아놓고 공모했다고 말을 들어도 할 변명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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