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듬체조 ‘요정’에서 ‘아시아 퀸’으로 우뚝 선 손연재(20ㆍ연세대)가 생일을 맞은 한국스포츠를 향해 축하 인사를 건넸다.
한국스포츠 창간호 1면을 장식했던 손연재는 20일 소속사 IB월드와이드를 통해 “한국스포츠의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 드립니다”라며 “지난 1년간 함께 많은 성장을 이뤄 기쁘게 생각하고 앞으로도 같이 더욱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고 말했다.
손연재는 올해 잊을 수 없는 한 해를 보냈다. 그 동안 목표로 했던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리듬체조 사상 최초로 개인종합 금메달과 단체전 은메달을 따냈다. 또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역대 최고인 4위에 올랐고, 월드컵에서는 11회 연속 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 결과 18일 여성체육대상 선정위원회가 선정한 올해 대한민국 최고의 여성 체육인으로 뽑히는 영예도 안았다.
5세 때 집 근처 세종대 어린이 리듬체조 교실에서 어머니의 권유로 리듬체조를 시작한 손연재는 금세 소질을 보였다. 2005년부터 3년 연속 전국소년체육대회 1위를 차지하며 두각을 나타냈고, 2009년에는 슬로베니아 챌린지대회 주니어부문 개인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리듬체조 불모지에서 희망을 키운 손연재는 2010년 16세 때 시니어 무대에 섰다. 그 해 대표팀 막내로 언니들과 함께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나가 개인종합 동메달을 획득했다. 시니어 데뷔 첫 해부터 일을 낸 이후에는 세계를 향해 나아갔다.
손연재는 리듬체조 강국 러시아에서 전지훈련을 하며 선진 기술을 습득했다. 처음엔 말도 안 통하고 성적 순으로 줄을 세워 훈련시키는 시스템이 낯설었다. 매일 눈물로 밤을 지새우던 그는 마음을 독하게 먹었다. ‘남들이 한 바퀴 돌 때 난 두 바퀴를 돌겠다’고 최면을 걸었다.
손연재는 악바리 근성으로 하루 8시간이 넘는 강도 높은 훈련을 견뎠다. 또 하루 세 끼를 샐러드, 과일, 닭가슴살 등으로만 버텼다. 또래 친구들처럼 피자, 치킨 등을 즐겨먹고 싶을 때인데 가벼운 몸을 유지해야 하는 종목 특성상 참아야 했다. 리듬체조는 단 100g의 미세한 차이가 연기력에 영향을 미친다. 또한 먹는 것은 얼마 없는데 극한의 체력 훈련을 이 악물고 소화했다.
손연재가 땀 흘린 결실은 빼어난 성적으로 나타났다. 2012 런던 올림픽 개인종합 5위, 2013 아시아선수권 3관왕, 2013 하계유니버시아드 볼 은메달, 2014 리스본 월드컵 개인종합 금메달, 2014 세계선수권 후프 동메달 등 나가는 대회마다 한국 리듬체조의 새 역사를 썼다.
많은 국제 대회 경험을 통해 손연재는 강심장으로 거듭났다. 안방에서 열린 인천 아시안게임은 전국민의 관심이 쏠려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수영의 박태환(인천시청), 기계체조의 양학선(한국체대)이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노 골드’에 그쳤다. 손연재 또한 성적에 대한 큰 압박을 받았지만 흔들림 없는 연기로 여왕 대관식을 치렀다. 김지섭기자 onion@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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