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올 하반기 가장 큰 화제가 된 경영 서적을 꼽으라면 단연 참여감:샤오미(小米) 입소문 마케팅 내부 수첩이다. 3분기 중국 휴대폰 시장 점유율에서 삼성전자(13.5%)를 제치고 정상(15.4%)에 오른 샤오미의 성공 비결을 다룬 이 책은 지난 8월 중신(中信)출판사에서 나온 후 이미 50여만권이 판매됐다. 2014년 중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출판업계 예상이다.
저자는 4년 전 샤오미가 출범할 때 공동 창업자로 참여한 뒤 휴대폰 운영체제(OS)인 ‘미 유아이’ (MIUI) 개발을 이끌다 2011년부터는 샤오미의 인터넷 사이트와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리완창(黎萬强)이다. 저자는 샤오미의 창업 초기 시절 이야기와 제품 개발 등의 숨은 사연들을 그대로 전한다. 레이쥔(雷軍) 샤오미 회장이 직접 서문을 써 추천한 유일한 책이다.
책은 한마디로 샤오미의 성공 비결이 고객들을 제품의 개발과 생산, 유통 과정 등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개방’한 데 있다고 밝힌다. 이를 통해 샤오미는 고객들이 가장 원하는 제품을 내 놓을 수 있게 됐을 뿐 아니라 충성도가 높은 고객들을 확보할 수 있었다는 게 저자 설명이다. 예를 들어 샤오미가 제공하고 있는 휴대폰 바탕화면 1,000여개는 샤오미가 직접 제작한 게 아니라 고객들이 만든 것을 약간 수정한 것이다. 회사로선 개발비도 아낄 수 있었다. 샤오미는 이런 방식으로 고객들의 참여감을 극대화하는 데 주력했다. 제품의 개발은 물론 생산과 유통 등 모든 단계에서 고객들의 아이디어들을 적극 활용한 셈이다. 물론 제품을 팔고 난 후에도 결함이나 지적이 나오면 즉시 반영했다.
샤오미는 특히 입소문에 주목했다. 샤오미는 후발 주자로서 오프라인 판매망을 구축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단점을 오히려 온라인 유통 혁신으로 만회했다. 인터넷을 통해 매주 월요일 선착순 판매를 하거나 미리 주문을 받은 제품만 생산하는 방식을 도입한 것이다. 매장이 없는 샤오미는 제반 부대 비용 등을 모두 없앨 수 있었고 이로 인해 기존 업체보다 훨씬 싼 가격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었다. 고객들의 입소문은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어떤 광고보다 큰 마케팅 효과를 불렀다.
이 책은 이런 모든 샤오미의 비밀 열쇠들을 ‘참여감의 33법칙’으로 풀어내고 있다. 33법칙이란 ▦폭발적 인기를 끌 제품을 만들고 ▦팬클럽을 육성하며 ▦회사 스스로가 미디어가 되는 ‘3개 전략’과, ▦참여의 과정을 개방하고 ▦설계까지 고객들과 상호 연동하며 ▦입소문을 확산하는 ‘3개 전술’을 일컫는다. 이를 통해 샤오미는 지명도 1위가 아니라 충성도 1위의 회사를 추구했다.
충성도가 높은 고객들의 참여감은 시장에 거대한 태풍을 일으켰다. 그 태풍의 힘은 돼지조차 날아가게 할 정도로 거세다. 책 표지 그림이 날개 달린 돼지인 이유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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