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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체육진흥공단 전·현직 임직원 '공금을 내 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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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체육진흥공단 전·현직 임직원 '공금을 내 돈처럼'

입력
2014.11.19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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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이사장 등 수억 횡령·수뢰 적발

문화부 겉 핥기 감사로 2년반 '깜깜'

국민체육진흥공단 전ㆍ현직 임직원들이 법인자금을 쌈짓돈처럼 빼내 쓰고 납품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아 챙기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이들의 범행이 2년 6개월간 지속되는 동안 문화체육관광부는 수박 겉핥기 식 감사로 일관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전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 정정택(69)씨를 법인자금 수억원을 횡령, 지인들에게 고가의 선물을 돌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9일 밝혔다. 경찰은 정씨의 횡령을 돕고 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은 김모(53) 홍보비서실장과 김모(47) 상생경영팀장 등 2명을 구속했다. 이들의 범행을 도운 임직원 3명과 업체 관계자 13명 등 16명도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는 공단 이사장으로 있던 2011년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단가나 수량을 부풀린 견적서로 업체와 납품 계약을 맺은 뒤 차액을 돌려받는 수법으로 2억 9,000만원을 횡령했다. 정씨는 이 돈으로 수십만원짜리 한우 세트와 양주, 여성용 고가 수입품 지갑 등 고액의 물건들을 구입, 자신의 지인과 체육계 관계자 수백명에게 선물했다.

김 실장은 정씨의 지시를 받아 고액의 물건들을 구입하면서도 3만원 이하 규정에 맞는 홍보물품을 산 것처럼 회계장부를 꾸몄다. 그는 또 부하직원 2명과 납품업체 대표 등으로부터 인사 청탁과 계약을 유지해주는 대가로 1,380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범행에 가담한 김 팀장도 부풀린 납품액의 차액을 돌려받는 수법으로 법인자금 1억1,600만원을 빼돌렸다. 그는 이 돈으로 직원들과 강남의 유흥업소에서 회식을 하고 팀원들에게 수백만원 상당의 수입 의류를 나눠주거나 자신의 신용카드 대금을 납부하는 데 쓰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팀장은 또 업체 5곳에서 납품 청탁 명목으로 3,350만원도 받아 챙겼다.

경찰은 김 팀장이 빼돌린 돈이 정씨나 김 실장에게 전달됐는지 들여다 보고 있으며, 납품업체 대표 등 관계자 13명의 여죄도 수사 중이다. 경찰은 정씨에게서 선물을 받은 사람들은 대가성 입증이 어려워 입건하지 않았으나 대부분 사회 지도층 인사라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서류상으로만 감사를 진행하고 납품업체를 모두 조사하지 않아 지금까지 이들의 범행이 드러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안아람기자 onesh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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