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 일감 몰아주기 비판에
사회적 기업 전환, 국내 최대 성장
납품 협력사들 130곳 참여
국내 최대 사회적 기업인 행복나래의 협력업체인 D사는 올해부터 영리기업에서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해 운영하고 있다. 사무용 가구용품 제조업체인 이 회사는 지난해 고용노동부에 사회적 기업을 신청해 올해 인증을 받았다. 취약계층을 많이 고용하고 있는 이 회사는 앞으로 순이익의 3분의 2 정도를 공익 목적으로 활용해야 하지만 기꺼이 감수하기로 했다. 8년 전부터 표지판 등 안전용품을 제조해 행복나래에 납품해온 E사도 사회적 기업의 취지에 공감해 올해부터 예비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SK그룹 계열사인 행복나래가 사회공헌에 관심이 큰 사회적 기업들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자리잡으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행복나래에 물품을 납품하는 사회적 기업들이 급증하면서 영세한 기업들이 판로개척과 이익환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출범 4년째를 맞이한 행복나래는 SK이노베이션과 SK텔레콤 등 SK계열사가 주주로 구성돼 있다. 대기업 계열의 자재 구매대행(MRO) 업체들이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대주주에게 막대한 이익을 안겨주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자, SK는 국내 대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MRO 업체인 행복나래를 2011년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했다.
행복나래는 가구, 토너, 복사지, 화장지, 박스, 표지판 등 각종 사무용품과 선물세트, 커피, 청소대행 등 식음료와 서비스용역 등을 협력업체에서 납품 받아 SK 계열사에 공급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그리고 여기서 발생하는 순이익을 모두 사회에 환원한다. 지난해까지 3년 동안 벌어들인 순이익 48억원에다 올해 예상 순익 45억원을 합해 100억원 가까운 돈이 적립될 예정이다. 이 중 고용노동부의 사회적 기업 펀드에 10억원이 출연됐고, 사회적 기업의 시설자금이나 마케팅 자금, 공공시장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에 13억원이 투입되는 등 30억원은 이미 사용됐다.
행복나래의 전체 협력업체는 3,400여 곳으로 이들 협력업체들 중에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하거나 사회적 기업이 협력업체가 되는 경우가 해마다 늘고 있다. 출범 당시 3개사에 불과했던 사회적 기업 협력회사는 지난해 63개로 급증하더니 올해는 130개까지 불어난 것이다. 이들 사회적 기업이 올린 매출만 11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행복나래에서는 사회적 기업에게 가산점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우선 구매 혜택을 주고 있다. 행복나래 관계자는 “사회적 기업을 운영할 때 가장 어려운 점이 판로개척인데, 안정적인 납품처가 확보된다는 이점 때문에 협력업체로 등록하려는 업체가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행복나래는 사회적 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올해 4월부터는 9개 협력업체를 선정해 신상품개발 및 품질인증 비용, 설비구축 등 금전적인 지원과 함께 마케팅과 경영전략, 금융, 기술, 디자인, 법률자문 등 인큐베이팅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강대성 행복나래 대표는 “행복나래는 사회적 기업에 대한 건전한 생태계 조성과 사회적 기업이 자생력을 갖출 수 있도록 순이익 100%를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며 “자립이 가능한 사회적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생겨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식으로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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