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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Who brings home the bacon? (누가 생계비를 버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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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Who brings home the bacon? (누가 생계비를 버나요?)

입력
2014.11.18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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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수요일 : Popular Phrases

예나 지금이나 남자의 역할은 생계비를 버는 것이다. 어느 노랫말에 “I can bring home the bacon. Fry it up in a pan. And never ever let you forget you're a man, 'Cause I'm a WOMAN”이라는 구절이 나온다. 집에 베이컨을 사 들고 오면 프라이팬에 넣고 요리를 할 것이다, 그러면 당신이 남자라는 것을 잊지 않겠다는 뜻인데 무언의 압력처럼 들린다. 영어에서 말하는 bacon이 ‘밥벌이’의 관용구로 쓰이는 데는 나름의 유래가 있다.

지금도 영국의 Dunmow에서는 마을에서 일정 기간 한번도 부부싸움을 하지 않은 이들에게 베이컨을 상품으로 준다. 금슬 좋은 부부가 베이컨을 상품으로 타 오는 것은 자랑이고 훌륭한 일이다. 한국적 사고로 유추해보면 집에 고기 한 근이라도 사 들고 오는 가장을 연상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기름 바른 돼지를 풀어놓고 그 돼지를 손으로 잡아오는 사람에게 돼지를 상품으로 준 적이 있다. 이 역시 ‘to bring home the bacon’의 유래 중 하나다.

‘To bring home the bacon’은 작게는 ‘뭔가를 이뤄내다’의 뜻이지만 ‘집에 먹을 것을 가져오다, 돈벌이, 밥벌이를 하다’의 뜻으로 정착했다. 회사에서도 일당백의 능력 있는 살림꾼이 있을 때 “He is the person who brings home the bacon in our company”라고 말한다. 미국에서는 재택 근무자나 자영업자들을 대상으로 ‘Bring home the bacon now’라는 광고를 한다. 가계 수입을 늘려보라는 안내다. 이젠 뭔가 함께 해보자는 의기 투합에도 이 구절이 잘 쓰인다. 학부모 모임이나 사회 봉사대는 ‘뭔가 이뤄보자’는 단결의 구호로 “Let's bring home the bacon”을 사용한다.

밥벌이하는 아빠(bread-earning fathers)라는 글자 그대로의 어구도 있고 맞벌이 부부(dual-career couple)라는 현대판 어휘도 생겼지만 “Who should bring home the bacon?”이라는 질문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항상 주요 이슈가 된다. 왜냐하면 “사람은 장미 없이는 살아도 빵 없이는 살 수 없기 때문(One may live without bread, not without roses)”이다. 프랑스의 사상가 루소(J.J. Rousseau)가 말한 것처럼 “It is too difficult to think nobly when one thinks only of earning a living(밥벌이가 고민될 때는 아무도 고상해질 수 없다)”인 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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