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는 외국인 매도세로 하락
중국 후강퉁(상하이와 홍콩간 증시 교차거래제도) 시행 첫날(17일)부터 글로벌 자금이 중국으로 대거 몰려들었다. 중국으로 자금이 쏠리면서 한국 등 신흥시장에도 자금유입이 일어날 것이라는 기대와 한국에 투자했던 외국인들이 중국으로 빠져나갈 것이라는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17일 미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중국 상하이A주의 외국인 일일 거래한도(130억위안ㆍ약 2조1,000억원)는 장 마감 두 시간 전인 오후 3시(한국시간)에 모두 소진됐으며 이중 82%가 오전에 거래를 마쳤다. 블룸버그는 “장(상하이 증시) 초반부터 매매주문이 몰리면서 거래가 조기마감 됐다”며 “중국 본토 주식 거래가 순조롭게 진행됐다”고 평가했다.
국내에서도 이날 하룻동안 1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중국으로 투자됐다. 하나대투증권은 자사를 통한 후강퉁 거래금액이 4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유안타증권 고객 400여명도 14~15억원을 후강퉁을 통해 중국 본토 증시에 투자했다. 다른 증권사들의 후강퉁 거래금액까지 합치면 최소 1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업계는 추정했다. 조지연 신한금융투자 해외주식팀장은 “국내시장을 감안하면 400억원 정도가 후강퉁 시행으로 중국 증시에 투자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거액 투자자들이 관망세를 보이면서 120억원 정도가 흘러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이날 개인투자자들이 후강퉁 투자를 위해 위안화로 환전한 금액만 약 30억원인데 이중 절반가량만 거래됐다”며 “올 들어 중국 증시가 많이 오르면서 투자자들이 매수 타이밍을 좀더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중국 증시로 글로벌 자금이 몰리면서 국내 증시도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오태동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당분간 상하이증시와 비교되며 후강퉁 시행 1, 2주 동안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기업이익 측면에서도 한국기업보다 중국기업의 실적이 더 좋게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외국인 매도세에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51포인트(0.08%) 내린 1,943.63에 마감됐다. 금융당국은 후강퉁 시행과 맞물려 투자자금 이탈 여부 등 시장 우려를 고려해 당분간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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