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홍콩증시 교차거래 시작
호주와 FTA 협상 타결 선언도
중국 경제의 빗장열기가 빨라지고 있다. 외국 개인들도 홍콩 증시를 통해 상하이(上海) 증시에 상장된 A주를 살 수 있는 ‘후강퉁’제도가 17일 시행된 데 이어 중국과 호주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도 타결됐다.
중국 상하이증권거래소와 홍콩증권거래소는 이날 오전 9시30분 개장과 동시에 후강퉁 거래가 본격 시작됐다고 밝혔다. 후강퉁이란 상하이를 뜻하는 ‘후’와 홍콩을 가리키는 ‘강’을 서로 통(通)하게 한다는 의미로, 중국 상하이 증시와 홍콩 증시의 교차 거래를 허용하는 제도를 말한다.
이에 따라 외국인도 이날부터 홍콩 증시를 통해 상하이 A주를 살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 외국인 개인 투자자는 상하이 A주를 직접 살 수 없었고, ‘적격외국인기관투자자’(QFII) 자격을 얻은 기관 투자자의 펀드를 통해 간접 투자만 할 수 있었다. 중국 본토 투자자도 그 동안은 홍콩 상장 주식을 거래할 수 없었으나 이날부터 허용됐다. 중국은 이번 후강퉁의 시행으로 사실상 중국 증시의 외국인들을 향한 문이 열리고, 나아가 중국 경제의 대외 개방이 더 가속화하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작용하길 기대하고 있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지난 4월 보아오(博鰲)포럼에서 “상하이 증시와 홍콩 증시가 상호 연동하는 시스템을 수립하는 등 대외 개방의 폭을 넓혀 나갈 것”이라며 “이를 통해 가격 결정에서 시장이 결정적 역할을 하도록 해,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토니 애벗 호주 총리는 이날 호주 캔버라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간 FTA 협상의 실질적인 타결을 선언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전했다. 양국은 2005년 4월부터 9년6개월 이상 FTA 협상을 진행해 왔다. 이번 타결로 호주는 농·축산물과 와인, 유제품 등을 단계적으로 관세 없이 중국에 수출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중국의 풍부한 노동력도 호주로 진출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중국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파키스탄, 싱가포르와 FTA를 체결한 데 이어 한국, 호주와 잇따라 FTA 협상을 마무리함에 따라 ‘아시아태평양자유무역지대’(FTAAP) 구상을 더욱 구체화할 수 있게 됐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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