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김재훈 투입 2소구간 1위...전국체전 1위 김지은 출격 대기
충북 선두...경기, 3위로 뛰어올라
제60회 부산~서울 대역전경주대회(이하 경부역전마라톤ㆍ총연장 532.9㎞)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5위 싸움이다. 자타 공인 ‘최강’ 충북과 ‘삼년산성’(충북 보은군 오항산에 있는 사적 235호) 주변을 둘러싼 서울, 경기, 전남의 2~4위 싸움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다. 김정식(49) 대회 총무원은 “경북, 강원, 경남 중 누가 웃을지, 육상 관계자들이 주목하고 있다”며 “이번 대회야 말로 경남이 경북, 강원을 넘어 5위 자리까지 넘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다.
경남은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출전 자체가 힘겨웠다. 여자 선수는 고사하고 남자 선수들을 끌어 모으는 데도 어려움이 많았다. 그러나 10년 동안 빠지지 않고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기량을 키웠다. 10여 명의 선수가 릴레이로 국토를 종단하며 순발력과 체력, 경험을 쌓았다.
거침없이 도약하던 경남은 10월 제주에서 열린 전국체전에서 일을 냈다. 남녀 마라톤에서 동반 메달을 따내며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다. 김지은(31ㆍ양산시체육회)은 여자 일반부 1위, 김재훈(25ㆍ경찰대학)이 남자 일반부 3위였다. “경남이 사상 처음으로 경북, 강원을 제칠 수도 있다”는 육상 관계자의 말은 빈 말이 아니었다.
17일 오전 10시 밀양~대구 67.6㎞ 대구간의 출발점인 밀양시청 앞 왕복 6차선대로. 대회 이틀째 레이스를 알리는 출발 총성이 울렸다. 전날 경북, 강원에 밀려 7위로 쳐진 박영수(60) 경남 감독은 ‘에이스’ 김재훈을 제2소구간에 투입해 간격 좁히기에 나섰다. 김재훈은 상동~신도리(7.4㎞) 구간을 1위로 통과하며 코칭스태프 믿음에 부응했다.
하지만 다른 선수들이 좀처럼 치고 나가지 못했다. 나머지 7명의 선수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이 5위다. 이에 반해 경북은 꾸준한 4~5위 기록으로 각 소구간을 통과했다. 강원은 제8소구간 김가이(23ㆍ강릉시청ㆍ1위), 제5소구간 이헌강(24ㆍ한국전력ㆍ3위)이 역주를 했다. 종합 순위 7위 경남과 6위 강원의 격차는 약 7분. 늘 경남에 앞섰던 경북, 강원이 더욱 단단히 고삐를 당기는 모양새다.
박영수 감독은 “여자 에이스 김지은이 전국체전 이후 중앙 서울 국제마라톤도 풀코스로 뛰었다. 현재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대회 초반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며 “그래도 5~7일째는 뛸 수 있을 것 같다. 이 때가 승부수를 던질 시점”이라고 말했다.
9연패를 노리는 충북은 이날도 3시간35분52초 만에 레이스를 마쳐 종합 기록에서 굳건한 선두 자리를 지켰다. 이동규(20), 김태진(19ㆍ이상 건국대)을 앞세운 서울은 종합 기록(3시간38분37초) 2위. 첫 날 4위에 머문 경기도가 3시간39분16초의 기록으로 백승호(24), 김민(25ㆍ이상 삼성전자)이 버틴 전남(3시간42분29초)을 제치고 종합 기록 3위로 올라섰다.
대구=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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