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웃지 못했지만 풍성한 ‘집안 잔치’가 기다리고 있다.
넥센이 한국시리즈 준우승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18일 오후 2시 서울 양재동 The-K호텔에서 열리는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시상식에서 주인공 자리를 예약했다. 무려 4명의 후보를 배출한 가운데 ‘영광의 얼굴이 누구냐’만 남았다.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기자단 투표가 실시됐는데 신고선수 신화의 방점을 찍은 서건창(25·사진·넥센)에게 표심이 쏠린 분위기다. 서건창은 팀 동료 박병호(28), 강정호(27), 앤디 밴헤켄(35)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 릭 벤덴헐크(29ㆍ삼성)는 유일한 타 구단 후보다.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서건창을 제외한 넥센 3인방의 경쟁 구도로 흐르다가 극적인 반전이 이뤄졌다. 서건창은 인천 아시안게임 직후 무서운 스퍼트로 꿈의 200안타(201개) 신기원을 열었다. 광주일고 졸업 후 프로 구단에 지명을 받지 못해 신고선수로 LG에 입단했다가 방출된 배경은 그런 활약상에 화룡점정을 이뤘다. 풀타임 첫 해 2루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며 두각을 나타낸 서건창은 올 시즌 최다안타와 함께 타율(0.370), 득점(135개)까지 3개 부문을 쓸어 담았다. 역대 최다 득점(135개), 최다 3루타(17개), 최다 멀티히트(66개) 등 수 많은 기록을 양산하며 프로야구 33년 역사를 뒤흔들어 놓았다.
아쉬운 무대는 포스트시즌이었다. 주변의 기대치가 한없이 올라간 상황에서 서건창은 부담을 이겨내지 못했다. LG와 플레이오프에서 16타수 3안타(0.188), 삼성과 한국시리즈에서는 23타수 4안타(0.174)에 그쳤다.
그러나 온전히 정규시즌 성적만을 기준으로 삼고, 투표 또한 가을 잔치에 앞서 진행됐기 때문에 서건창의 MVP 수상은 유력하다. 이승엽(삼성)에 이어 역대 두 번째 MVP 3연패에 도전하는 박병호가 52개의 홈런과 타점(124개) 1위로 서건창의 대항마로 꼽히지만 201개의 안타 신기록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유격수 최초의 40홈런을 달성하고 장타율(0.739) 1위에 오른 강정호나, 7년 만의 20승 투수 반열에 오른 밴헤켄도 마찬가지다. 넥센으로서는 한 시즌에 특급 선수를 4명이나 배출한 게 시상식에서는 아쉽다.
신인왕은 박민우(21ㆍNC)와 조상우(20ㆍ넥센), 박해민(24ㆍ삼성)의 3파전 양상이다. 어느 해보다 뜨거웠던 MVP, 신인왕 경쟁의 결과는 18일 공개된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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