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국민 현혹 무상 시리즈" 野 "박 대통령 대선 때 공약"
與 "재원 대책도 없다" 비판엔 野 "의지와 우선순위 문제" 반박
새정치민주연합이 제안한 신혼부부 임대주택 공급 정책이 복지 포퓰리즘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새누리당이 ‘공짜 집’이라고 공세를 퍼붓고 나서자 새정치연합은 ‘정치 공세’라고 맞받아쳤다. 실제 박근혜 대통령 역시 지난 대선 당시 신혼부부 임대주택 건설 공약을 약속했던 만큼 새누리당의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무상이 아니라 임대”무차별 공짜 프레임 경계
새정치연합은 전날 ‘신혼부부에게 집 한채를’이란 포럼을 발족시키고 형편이 좋은 자발적 주택 구입자를 제외한 신혼부부 10만 쌍(전체의 40%)에게 5~10년 간 거주할 수 있는 임대주택을 매년 공급하겠다는 내용의 정책을 발표했다. 당장 2015년부터 임대주택 3만호 확대 공급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새정치연합은 “신혼부부에게 주거부담을 덜어주는 한편 저출산 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수 있는 일석이조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새누리당은 즉각 “복지 포퓰리즘 정책의 종결자”라며 공세를 퍼부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14일 당원연수회에 참석해 “지켜질 수 없는 약속이다. 야당이 이렇게 국민을 속여도 되겠냐”고 비판했고,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무상급식, 무상버스 공약에 이은 국민 현혹 무상 시리즈”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자 새정치연합은 “임대주택을 제공하고 임대료를 받겠다는 것인데 무상, 공짜라고 얘기하는 것은 정치 공세”라며 적극 맞공세를 펼쳤다. 포럼을 주최한 홍종학 새정치연합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새로운 임대주택 모형을 제시하는 것으로 서울시도 이미 시행 중에 있다”고 강조했다. 현행 임대주택 입주자들은 월 50만~60만원 수준(소형 아파트 기준)의 임대료를 부담하고 있으며 정책이 시행될 경우 신혼부부들도 똑같이 적용된다는 것이다.
새정치연합은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한 임대주택 공급 정책은 박근혜 대통령도 대선 공약으로 제시했다는 점을 적극 부각시키고 있다. 실제 박 대통령은 대선 당시 신혼부부 및 사회초년생 등을 대상으로 도심 자투리 땅에 임대주택 및 기숙사를 5년간 20만호를 건설하겠다는 행복주택 프로젝트를 공약한 바 있다. 공공임대주택정책도 연 11만호 공급을 약속하며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지난해 국토교통부는 임대주택 8만 1,000호를 공급하는 데 그쳤고 이 가운데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한 임대주택은 1만 1,967건으로 전체 초혼 기준 신혼부부 25만 5,000가구의 4.7%에 불과했다. 행복주택사업도 올해 사업계획 3만 533호 중 승인이 난 곳만 5,534호에 그칠 정도로 미미한 실정이다.
재원 배분 우선순위, 계층간 형평성 문제는 남아
새누리당은 ‘재원 대책이 없다’는 점을 근거로 포퓰리즘으로 몰아 붙이고 있다. 하지만 새정치연합은 “정책 의지와 우선순위의 문제”라고 맞받았다. 전날 포럼에서도 새정치연합은 국민주택기금 여유자금(15조 6,054억원)중 3조원을 활용하면 3만호 임대주택 건설 비용을 충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국토부도 10ㆍ30 부동산 대책 발표 당시 공공임대주택 1만 4,000호를 짓는데 주택기금 2조원을 활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신혼부부라는 대상을 한정해 정책을 추진하는 것을 두고 형평성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가뜩이나 재원 부족으로 공공임대주택 정책이 활성화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물량의 다수를 신혼부부에게 몰아주면 나머지 취약계층은 그만큼 소외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강윤주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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