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룡해, 푸틴 대통령과 면담할 듯
양측은 최룡해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면담할지 여부는 확인하지 않았지만 특사 파견외교 관례로 볼 때 최룡해 면담자는 푸틴 대통령으로 점쳐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룡해 특사를 통해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을 조율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북한이 최근 권력 서열 2인자로 부상한 최룡해를 러시아에 특사로 보내는 것은 긴밀한 북러 관계를 통해 국제사회의 고립을 탈피하려는 포석으로 우선 풀이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의 외교적 고립이 심화하고 단시일 내 북미ㆍ북일관계 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은 러시아를 돌파구로 여긴 듯 하다”고 해석했다.
북한과 러시아가 최근 교류와 협력의 폭을 넓히며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상황도 특사 파견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북한은 지난 9월 리수용 외무상, 지난 8일에는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을 러시아에 보냈으며 양국은 철도 자원 등 경제협력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북한 입장에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인 러시아를 등에 업고 유엔 차원의 북한 인권 압박을 방어하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문제 등으로 서방 진영과 대립하는 상황에서 대미 압박 카드로 북러 정상회담을 꺼내 들었을 것이라는 추론이다.
북한의 특사 파견에는 중국 견제 의도도 엿보인다. 북한의 핵심 동맹국인 중국은 2012년 12월 북한의 은하3호 로켓 발사, 지난해 2월 3차 핵실험, 12월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 처형 등 북한의 연이은 선택에 격분했다. 이어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안 2087호, 2094호에 찬성하는 등 대북 압박을 이어가면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김정은의 정상회담도 아직까지 열리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북중 관계가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북한이 러시아와 먼저 정상회담을 성사시킨다면 중국을 우회적으로 압박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정은이 실제 러시아를 가는 상황을 상정할 수도 있지만, 중국이 지금처럼 찬밥 대우를 계속할 경우 여차하면 실행에 옮기겠다는 식으로 중국을 압박, 관계를 풀어보려는 의도도 엿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북러 밀착에도 불구하고 단기간 내 북한을 둘러싼 국면 변화는 없을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 일본 중국은 물론 러시아도 6자회담을 통한 북핵 해결 원칙에 우리와 뜻을 같이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러관계 개선에 따라 시베리아횡단철도(TSR), 한반도종단철도(TKR) 개발이 급물살을 탈 경우 박근혜 정부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이나 남북관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없지 않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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