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홈 등 미래 먹거리 산업
로봇 융복합 기술과 연계
해외기업들 기술 확보에 심혈
시장 선도 위해 적극적 참여를
로봇 산업에 진입하는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늘고 있다. 구글과 아마존 등은 보유하고 있는 우수한 소프트웨어 역량을 로봇에 결부시켜 무인 자동차, 드론, 각종 서비스 로봇에 대한 연구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구글은 최근 주요 로봇 기업들을 모조리 인수했고, 아마존은 물류 서비스 로봇 기업들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등 관련 기술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 소프트뱅크도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유명한 프랑스 기업을 인수하는 등 경쟁력 있는 로봇 기술 확보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정부 주도로 로봇 산업 전략을 마련하고 연구 개발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등 로봇 산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액추에이터 등 주요 부품 분야에선 우수한 기술력을 갖춘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로봇 기술 수준은 선진국 대비 80% 선에 그치고 있다. 어찌 보면 선진국 대비 70% 대 수준에 진입한 중국의 추격마저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고 있다. 따라서 로봇 산업에서 우리나라가 확고한 입지를 확보했다고 보기는 힘들 것이다. 비록 우리나라가 산업용 로봇의 주요 시장이긴 하나, 로봇 산업을 주도하는 기업들이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국내 주요 기업들도 아직 로봇 산업에서는 두드러진 존재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로봇은 융ㆍ복합 기술의 대표적 결정체인 만큼 관련 기술의 파급 효과도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산업 경쟁력 측면에서 볼 때, 여타 산업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핵심 요인일뿐더러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는 존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홈, 사물인터넷(IoT) 등 떠오르는 미래 먹거리들은 모두 로봇과 연관되어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산업 측면에서 보면 대부분의 ICT 제품들은 로봇의 패러다임에 포함될 수 있다. IoT의 센서 기능은 로봇의 센서와 마찬가지 역할을 맡고 있다.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스마트홈의 주요 구성품들은 자동차, 비행기와 마찬가지로 로봇의 구성 요소인 실행기 중 하나로 간주될 수 있다. 또한 IoT, 스마트홈의 중추인 소프트웨어는 바로 자율적 판단력의 원천인 로봇의 핵심, 인공 지능과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 어떻게 보면 기존의 많은 기계들이 점차 ‘로봇화’될 가능성마저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관점에서 로봇을 제대로 다루지 않으면 ICT 산업에서의 시장 선도는 힘들어질 것이라 봐도 과언은 아닐 수 있다. 이 점이 바로 우리나라 기업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로봇 연구 개발에 참여해야 하는 중요한 이유이다.
현재 로봇 산업에서는 시장의 폭발적 성장을 일으킬 수 있는 이른바 킬러 애플리케이션을 찾고 있다. 그런 제품은 이미 우리나라 기업들의 가까이에 있는지도 모른다. 냉장고, 세탁기 등 기존 가전 제품들이 자율적으로 사용자인 사람과 의견을 교환하고, 조정된 의견을 실행에 옮기면서 스스로 시행 착오도 교정해 나가는 인공 지능을 갖추는 것만으로도 우수한 로봇이 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진석용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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