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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답게 살고 싶은 아이들의 항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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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답게 살고 싶은 아이들의 항변

입력
2014.11.14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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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 보이

손서은 지음, 소윤경 그림

비룡소ㆍ220쪽ㆍ9,500원

인간과 로봇이 공존하는 미래 세계를 배경으로 한 SF 장편동화다. 동화에서 보기 드문, 차갑고 파격적인 결말이 다소 충격적이다.

때는 2148년, 방사능 오염과 오랜 세계전쟁으로 황폐해진 지구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 세운 나라, 미르국에 사는 소년이 주인공이다. 미르국은 로봇이 거의 모든 일을 대신해주는 더없이 편리하고 안전한 세상이다. 하지만, 거기엔 비밀이 숨어 있다. 미르국의 아이들은 매일 아침 학교에서 바누슈슈라는 음료를 마셔야 한다. 건강하고 똑똑하게 자라게 해준다는 이 음료의 정체가 드러나는 대목부터 반전이 시작된다.

금지된 비밀을 알게 된 대가로 주인공 소년은 목숨을 위협받는다. 친하게 지내던 로봇의 도움으로 미르국을 탈출한 뒤에야 자신이 살아온 세상이 어떤 곳인지, 그 어둠을 간파하고 전율한다. 소년은 다시 돌아가지만, 더 큰 파국이 기다리고 있다.

‘컬러보이’는 주인공의 별명이다. 무채색 미르국에서 단정하지 못하다고 비난받는 알록달록 옷을 입어서 붙은 별명이다. 이 동화는 어른들이 원하는 대로 자랄 것을 강요받는 아이들의 항변이다. 왜 그래야만 하는지, 미래는 어떤 모습으로 오는지, 인간을 인간답게, 나를 나답게 하는 것은 무엇인지 같은 묵직한 질문들을 작가는 속도감 있는 문체에 실어 날랐다. 소년을 미르국에서 탈출시킨 로봇의 충고가 마음에 오래 남는다. “스스로 생각하고 느껴라, 그럼 넌 네가 원하는 진짜 네가 된다.“

오미환 선임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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