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이 주도한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참석하기 위해 미얀마를 방문 중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4일 미얀마 민주화운동 지도자인 아웅산 수치 여사와 회동, 대통령 출마 지지 입장을 밝혔다.
AFP통신과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미얀마 양곤 수치 여사 자택을 찾아 인권, 언론 자유, 개헌을 포함한 정치개혁과 내년 하반기 치러질 총선 등 각종 현안을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특히, 두 사람은 수치 여사의 대통령 선거 출마를 가로막고 있는 헌법의 개헌 필요성에 공감했다. 수치 여사는 “미얀마 헌법은 불공정하고, 정의롭지 않고, 비민주적이다”라고 비판했고, 오바마 대통령도 “사실상 수치 여사의 대통령 출마를 가로막는 헌법을 이해할 수 없다”며 개헌을 촉구했다.
미얀마 헌법은 외국 국적의 배우자 또는 자녀를 둔 자의 대통령 선거를 출마를 불허한다. 이에 따라 수치 여사가 국민의 폭넓은 지지를 얻고 있음에도 남편(1999년 암으로 사망)과 아들의 국적이 영국이라 입후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수치 여사가 이끄는 민족민주동맹(NLD)은 시위와 500만 서명을 등을 통해 줄기차게 개헌을 요구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전날 미얀마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미얀마가) 일부 정치, 경제 부문에서 진전이 있었으나 다른 분야에서는 개혁이 느려지거나 후퇴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같은 날 테인 세인 대통령을 만나 “변화는 어렵고 항상 일직선으로 나아가지는 않는 점을 인정하지만, (미얀마의 변혁을) 나는 낙관한다”며 개혁을 촉구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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