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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 가격 사이...에너지 절대강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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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 가격 사이...에너지 절대강자 없다

입력
2014.11.1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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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에너지 시장 요동

美中 정상, 온실가스 감축 합의로

셰일 가스ㆍ신재생 에너지 개발 촉매

미국과 중국 정상이 12일 온실가스 감축에 전격적으로 합의하면서 세계 에너지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이산화탄소 배출이 상대적으로 적은 셰일가스와 신재생에너지 사용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지만 석유와 석탄 등 전통 에너지도 일정 기간 현재의 우월적 지위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다. 그만큼 에너지원이 기술개발과 대외변수에 따라 수시로 바뀔 수 있어 한동안 절대적 강자가 나타나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가장 주목 받는 에너지는 미국을 중심으로 생산량이 급증하는 셰일가스. 같은 화석 에너지인 석유보다 저렴하고 이산화탄소 배출도 석탄의 절반 수준이어서 비용과 친환경 측면에서 경쟁력이 높다.

그 동안 온실가스 감축 협의에 미온적이던 미국이 입장을 선회한 이유도 셰일가스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석탄발전소 대신 셰일가스를 원료로 한 발전소가 증가하고 있으며, 미국 정유업체들은 값싼 셰일을 원료로 사용해 막대한 수익을 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세계 에너지 사용 기준으로 20%대 수준인 가스 비중이 수년 내에 석유를 제치고 가장 각광 받는 에너지원으로 등극할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최근 지속적으로 하락한 석유가격은 셰일가스를 압박하고 있다. 가스관 등 기반시설 구축비용이 증가하는 반면 가격이 떨어지는 석유업체와 경쟁하면서 이익이 줄어 개발이 위축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아직까지 에너지 시장을 좌우하는 것은 가격이기 때문이다. 비용이 높은 에너지원은 아무리 친환경이어도 시장에서 언제든 외면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작은 가격 변화에도 업체별로 희비가 엇갈리게 된다.

가격경쟁력에서 화석 에너지에 밀리는 신재생에너지 업체 일부는 이미 한계상황이다. 손양훈 에너지경제연구원 원장은 “에너지원 선택의 기준으로 최근 환경 요소를 꼽지만 여전히 비용이 가장 중요한 선택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도 “석유는 사용하기에 가장 완벽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는데다, 수송용 연료로 아직도 영향력이 절대적이라 가격만 합리적이면 사용량이 쉽게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는 유가하락과 셰일가스 붐으로 성장속도가 둔화됐지만 여전히성장세이다. 신재생에너지의 발전단가가 여전히 화석에너지에 비해 2배 이상 높지만 기술개발로 인한 효율증가 및 대량생산에 따른 비용감소로 경쟁력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최근 낸 보고서를 통해 신재생에너지의 단가 하락속도를 감안하면 2020년 이후 화석에너지보다 경쟁력을 갖출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블룸버그도 2026년까지 세계 발전산업 투자 가운데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절반에 이르고 태양광 수요도 2030년까지 연평균 8%씩 성장할 것으로 내다 봤다.

하지만 신재생에너지 사용비율이 너무 미미해 단기간에 화석에너지를 대체하기는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 진단이다. 실제로 지난해 전세계 에너지 가운데 신재생 비율은 2%대에 불과했으며, 우리나라도 태양광과 풍력을 합한 에너지 사용비율이 1%에도 못 미쳤다.

원자력과 석탄도 안전 및 환경문제로 사용량이 감소하겠지만 급격히 줄어들지는 않을 전망이다. 압축성장을 추구하는 개발도상국들은 저렴한 에너지원인 석탄을 여전히 선호하고 있으며, 프랑스와 일본, 한국 등 자국 내 에너지 생산이 거의 없는 나라들은 원자력을 쉽게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손 원장은 “셰일가스와 신재생에너지 사용이 증가하고 있지만 당분간 다양한 에너지원이 공존할 것”이라며 “에너지 수입국인 우리나라는 화석에너지와 원자력, 신재생에너지 등 에너지원을 다양화하고 수입국을 다변화해야 외부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전했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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