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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시진핑에 직격탄 "대국이면 비판 수용하라"

입력
2014.11.13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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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2일(현지시간) 베이징의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악수를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2일(현지시간) 베이징의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악수를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 뉴욕타임스가 12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언론을 길들이려 한다며 “대국답게 비판을 수용하라”고 작심하고 비판했다.

이 신문은 이날 온라인에 편집위원회 이름으로 ‘시진핑 주석에 답한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전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자사 기자의 질문에 대한 시 주석의 답변을 조목조목 비판하는 내용이다. 시 주석은 기자회견에서 뉴욕타임스 마크 랜들러 기자가 “중국 당국이 뉴욕타임스 기자의 비자 발급을 거부한 것이 부당하지 않느냐”가 묻자 바로 대답하지 않다가 뒤늦게 책임은 중국 당국에 있는 것이 아니라 기자들에게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시 주석을 향한 반론에서 이 상황을 거론하며 “차가 길에서 고장이 난다면 내려서 확인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시 주석의 비유부터 문제 삼았다. 이 신문은 시 주석의 대답을 “비호의적이고 논란이 많은 기사들 때문에 벌을 받는 것이며 접근방법을 수정한다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은 것이라며 명백한 언론 탄압으로 해석했다. 이어 “중국 고위 정치인의 재산문제를 보도한 이후 지금까지 2년 동안 특파원들의 비자 발급이 계속 거부되고 있다”며 자사의 “중국어, 영어 홈페이지 접근을 지속적으로 차단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특정 정부의 “요구에 맞춰 보도내용을 바꿀 의사가 전혀 없다”며 자사뿐 아니라 “신뢰할만한 언론조직이라면 그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뉴욕타임스는 오랫동안 미국 정부를 비판하는 기사를 써왔다”며 이를 “세상을 구성하는 사건과 사람에 대한 가장 충만하고 가장 진실된 논의를 기대하고, 또 접할 자격이 있는 독자”에 대한 자사의 약속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시 주석은 중국이 언론조직의 권리를 보호한다고 주장하고 기자들에게 힘있는 자들과 감출 게 있는 사람들을 보호하려는 국가에 맞춰 보도하라고 요구한다”며 13억 인구를 가진 경제대국으로 “세계의 지도자라고 확신하는 체제라면 진정한 검증과 비판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뉴욕타임스의 '시진핑에 답한다' 전문

베이징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기업인, 학생, 관광객들에 대한 비자 제한을 완화하기로 거의 합의했다.

하지만 기자회견에서 시 주석이 중국에서 일하도록 허가 받는데 어려움이 많은 외국인 기자들에 대해서도 같은 조건이 적용되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그는 그리 관대하지 않았다.

당초 뉴욕타임스 기자 마크 랜들러가 질문했을 때 시 주석은 이를 무시하는 듯 했다. 이후 시 주석은 그 질문으로 돌아간 뒤“차가 길에서 고장이 난다면 내려서 확인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비유는 완곡했으나 메시지는 명확했다. 바로 외국 언론들에게 당신들이 처한 문제는 당신들 스스로 야기한 것이라고 경고한 것이다. 비호의적이고 논란이 많은 기사들 때문에 벌을 받는 것이며 접근방법을 바꾼다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중국 고위 정치인들의 재력에 대한 기사를 뉴욕타임스가 2년 전 보도한 이후 새로 온 뉴욕타임스 기자들에 대한 비자를 주기적으로 거절해 왔다. 중국 내 독자들이 뉴욕타임스의 중국어, 영어 홈페이지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접속을 차단하려 하고 있기도 하다.

뉴욕타임스는 어떠한 정부의(중국, 미국 그 어떤 국가라도) 요구에 맞춰 보도 내용을 바꿀 의사가 전혀 없다. 뉴욕타임스뿐 아니라 신뢰할 만한 언론조직이라면 그러할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오랫동안 미국 정부를 비판하는 기사를 써왔다: 국방부 비밀문서 보도에서 정부 도청 조사까지.

뉴욕타임스의 약속은 세상을 구성하는 사건과 사람에 대한 가장 충만하고 가장 진실된 논의를 기대하고, 또 접할 자격이 있는 독자들을 향한다.

13억 인구를 지녔고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인 중국은 지역적으로, 국제적으로 강국이고 진지한 보도의 대상이 될만한 자격이 있다. 뉴욕타임스는 중국과 중국 국민에게 정직하면서도 주의를 환기시키는 기사를 계속 제공할 것이다. 시 주석은 중국이 언론조직의 권리를 보호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도 기자들에게 힘있는 자들과 감출 게 있는 사람들을 보호하려는 국가에 맞춰서 보도를 하라고 요구한다. 세계의 지도자라고 확신하는 체제라면 진정한 검증과 비판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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