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엔 뚝 떨어지는 변화구 장착
0점대 평균 자책점에 도전 의욕
"후배들 자신감 가져라" 조언도
한국에 이어 일본까지 평정한 오승환(32ㆍ한신)의 시선은 태평양 건너 메이저리그를 향했다.
오승환은 13일 서울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신이 도전의 끝은 아니라고 말해왔다”며 “지금보다 더 큰 꿈을 갖고 있으니 내년 시즌에도 좋은 소식을 들려드리겠다”고 밝혔다.
내년말까지 한신과 계약한 그는 “많은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고 있고, 팬들의 관심도 그 곳에 맞춰졌다”면서 “좋은 성적을 꾸준히 내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면 도전을 하는 것이 아닌, 가서 싸운다는 생각으로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까지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마무리로 소속팀 삼성의 3연패를 이끌었던 오승환은 올 시즌을 앞두고 한신과 2년 최대 9억엔(93억7,000만원)에 계약했다. 일본 진출 첫 해부터 센트럴리그 구원왕을 차지하는 등 64경기에 나가 2승4패 5홀드 39세이브 평균자책점 1.76의 빼어난 성적을 올렸다.
또 선동열 전 KIA 감독이 1997년 주니치 시절 기록한 37세이브를 넘어 단일 시즌 외국인 최다 39세이브 기록을 갈아치웠다. 포스트시즌 클라이맥스시리즈에서는 6경기에 모두 등판해 한국인 최초로 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오승환은 “팬들이 응원해준 덕분에 첫 시즌을 잘 보냈다”며 “새로운 구장, 팀, 음식, 문화 등 환경에 적응하는데 어려운 점이 있었지만 다 이겨내고 성과를 낸 것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무엇보다 부상 없이 시즌을 마친 것이 가장 좋다”고 덧붙였다.
오승환은 “39세이브를 올렸는데 그 안에 4패라는 기록이 있고, 6번의 블론 세이브도 있다”며 아쉬운 점을 곱씹은 뒤 “내년에는 최소한의 블론 세이브를 기록하고 0점대 평균자책점, 2년 연속 구원왕 타이틀에도 도전하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그는 내년 시즌 홈플레이트에서 아래로 뚝 떨어지는 변화구를 장착할 계획이다. 오승환은 “올해도 몇 번 던졌는데 타자들이 속는 것을 보고 자신감이 생겼다. 공은 내 손가락 크기에 최적화된 투심 계열인데 각도상으로는 포크볼로 보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오승환은 해외 진출을 노리는 후배들을 위해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일본프로야구, 메이저리그를 꿈꾸는 선수들이 도전을 한다고 생각하며 간다. 하지만 그 선수를 영입하는 팀에서는 장래성보다 뛰고 있는 실력 자체가 리그에서 통한다는 것을 확신하고 영입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자신감을 갖고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오승환은 전 소속팀 삼성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지켜본 소감에 대해 “관중석에서 야구를 본 건 처음이라 기분이 남달랐다”면서 “삼성 선수들이 우승한 것을 보니까 그 때만큼은 삼성 유니폼을 입고 싶었다”고 부러워했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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