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함사업 군사기밀 독일 방산업체에 유출
우리 해군의 잠수함 사업 관련 군사기밀이 방위산업체와 무기중개상을 통해 독일 업체에 유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이현철)는 해군 KSS-1 잠수함 성능개량사업 관련 군사기밀을 수집하고 누설한 혐의(군사기밀보호법 위반)로 국내 방산업체인 L사 대표 박모(49)씨를 구속기소했다고 13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박씨는 올해 4월 국내 방산업체인 K사 김모(51ㆍ구속기소) 이사로부터 이메일 등으로 ‘KSS-1 성능개량사업’과 ‘항만감시체계(HUSS) 사업’ 관련 문건을 넘겨받은 혐의다. 해당 문건들은 모두 합동참모회의에서 생산된 군사3급 비밀이다. 박씨는 특히, 이 중 40매 분량인 KSS-1 사업 문건(영문번역본 포함)을 독일 방산업체인 C사 본사의 직원 2명에게 이메일로 보낸 혐의도 받고 있다.
KSS-1 잠수함은 해군이 1980년대부터 도입을 추진한 1,200톤급 잠수함으로, 박씨가 유출한 문건에는 사업 개요와 전력화 시기, 작전운용성능, 정보처리능력 등이 담겨 있었다. 국내 한 방산업체 사업팀장 출신인 박씨는 올해 3월, 이 회사가 우리 해군의 KSS-3(장보고함ㆍ3,000톤급)의 잠망경 공급업체인 독일 C사와 합작 설립한 L사 대표로 선임됐다.
검찰 관계자는 “KSS-1 성능개량 사업을 따내려 했던 박씨와 C사의 국내 에이전트를 원했던 김씨의 이해관계가 일치해 두 사람이 군사기밀을 주고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K사 이사 외에도 해외방산업체 H사의 컨설턴트를 맡아 10년간 무기중개업을 했던 인물로, 2008년부터 올해 6월까지 31개 방위력 개선사업 관련 군사기밀을 수집ㆍ누설한 혐의로 지난 7월 구속기소됐다. 검찰은 또 프랑스 방산업체인 T사의 한국법인 대표인 프랑스인 P(57)씨가 김씨의 기밀 유출 과정에 관여한 혐의도 포착해 수사 중이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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