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2일 미얀마 행정수도 네피도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과 조우했다. 박 대통령과 반 총장의 만남은 반 총장이 최근 대권 후보로 본격 거론된 것을 계기로 이른바 ‘반기문 대망론’이 뜬 이후 처음이다.
박 대통령과 반 총장은 EAS 회원국 정상 10여 명과 함께 갈라 만찬에 참석했다. 반 총장이 최근 여야로부터 차기 대권주자로 러브콜을 받고 있는 미묘한 시점이어서 조우 자체에 정치권의 눈길이 쏠렸다. 박 대통령과 반 총장은 기념사진 촬영에 앞서 잠시 얘기를 나눴을 뿐 국내정치 상황을 비롯한 민감한 주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기회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EAS 의장국인 미얀마가 초청한 반 총장은 박 대통령과 함께 13일까지 네피도에 머물 예정이지만, EAS 회의장 밖에서 별도 회동이 이뤄질 가능성은 별로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로선 미래 권력을 둘러싼 경쟁이 조기 과열되는 것이 부담스럽고 반 총장도 국내 정치와 선을 긋고 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이날 네피도에 도착한 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박 대통령은 광산 탐사권 시비 등으로 포스코의 인도 오디샤 제철소 착공이 지연되고 있는 것에 대한 인도 정부의 관심을 요청했다. 모디 총리는 “포스코 프로젝트를 전폭 지지하며 남은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은 인도 정권교체 전인 올 1월 인도 국빈 방문 때 만모한 싱 전 인도 총리와 정상회담에서 오디샤 제철소 건설을 위한 다양한 지원을 약속 받았지만 사업이 크게 진전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또 한ㆍ인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개선을 위한 장관급 공동위원회를 열 것과 한국 기업이 인도 방위산업과 고속철도 건설, 갠지스강 정화 사업 등에 참여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 줄 것 등도 요청했다. 모디 총리는 이에 공감을 표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네피도(미얀마)=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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