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도가 누구야…KT 8연패 탈출
국가대표 슈터 조성민(31)이 무릎 부상으로 빠진 부산 KT는 전태풍(34)에게 수비가 몰린다. 전태풍의 손, 발만 묶으면 공격 루트가 차단된다는 상대 벤치의 계산 때문이다. 전태풍은 지난달 19일 서울 SK전부터 이어진 8연패 동안 평균 12.5점으로 제 몫을 다 했지만 후반 들어 급격히 떨어지는 체력 문제는 어쩔 수 없었다. 전창진 KT 감독에게 80년생 전태풍의 조력자 찾기는 연패 탈출, 하위권 탈출을 위한 숙제였다.
프로 2년 차 이재도(23)가 ‘미친’ 활약으로 전 감독의 시름을 덜어줬다. 이재도는 12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4~15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의 원정 경기에서 32분43초를 뛰면서 28점에 2어시스트, 가로채기 4개로 맹활약했다. 지난해 드래프트 전체 5순위로 KT 유니폼을 입은 이후 한 경기 최다 득점이다. KT의 84-60 승리. 지긋지긋한 8연패에서도 탈출했다.
이재도는 전날까지 경기당 평균 득점이 2.08점에 불과한 백업 멤버다. 공격 보다는 수비에서 비중이 컸던 ‘그저 그런’ 선수였다. 하지만 한양대 시절 빠른 발로 속공 농구를 주도했던 그는 경기 초반부터 삼성 골밑을 휘젓고 다녔다. 1쿼터 9점, 2쿼터에도 7점을 넣었다.
삼성은 전태풍 방어에만 온 신경을 쏟았다가 된통 당했다. 전태풍은 43-25로 끝난 전반전에 공을 잡고 있는 시간 조차 별로 없었다. 가만히 있어도 후배 이재도가 알아서 술술 공격을 풀어갔다.
체력을 비축한 전태풍은 후반 들어 폭발했다. 상대 외국인 선수, 토종 빅맨들을 앞에 둔 채로 잇따라 레이업슛을 성공시켰다. 3쿼터 7점, 4쿼터에는 5점이다. 전반을 5점 2어시스트로 마친 그는 기어코 17점 경기를 완성했다. 물론 거침없던 이재도도 3,4쿼터 12점을 몰아넣으며 전태풍과 환상의 호흡을 자랑했다.
반면 삼성은 외국인 선수 리오 라이온스(16점)의 3점슛 성공률이 뚝 떨어지자 일방적으로 끌려 다니는 고질적인 문제점을 또 한 번 노출했다. 양쪽 햄스트링이 좋지 않은 신인 김준일도 6점에 그쳤다. 3연패다.
인천에서는 서울 SK가 올 시즌 처음 상대한 전자랜드를 86-73으로 꺾었다. 김민수가 24점, 애런 헤인즈 22점, 박상오가 21점을 넣은 등 무려 3명의 선수가 20점 이상을 퍼부었다. 전자랜드는 리바운드 싸움에서 39-28로 앞서고도 연패 탈출에 실패했다. 지난달 23일 오리온스 전부터 9연패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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