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이 일용직 노동자인가" "목표 설정 미스" 김 위원장 몰아세워
김 대표엔 "옛날엔 혁신 반대하더니" 혁신위장 시절 자신의 역할 부각
새누리당 내 보수혁신 논의와 관련해 홍준표 경남지사가 김무성 대표와 김문수 혁신위원장을 면전에서 강력 성토했다. 본격적인 잠룡간 경쟁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홍 지사의 좌충우돌하는 언행도 도마에 올랐다.
홍 지사는 12일 새누리당 보수혁신특위 전체회의에 자문위원 자격으로 참석해 김 대표와 김 위원장을 겨냥해 거침없이 쓴소리를 쏟아냈다. 보수혁신의 의제 설정부터 재점검해야 한다는 충고가 주를 이뤘지만, 중간중간 임계점을 넘나드는 수위 높은 비판과 비난이 나오면서 아슬아슬한 분위기도 연출됐다.
홍 지사는 작심하고 김 위원장부터 겨냥했다. 그는 보수혁신위가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차원에서 내놓은 1차 혁신안에 대해 “김 위원장이 목표 설정에 미스했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보수의 부패ㆍ탐욕 등을 합리적으로 제한하고 진보보다 더 도덕적 정당성을 가질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첫 의제설정이 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이 첫 단추부터 잘못 꿰었다고 단정한 것이다.
홍 지사는 특히 혁신위가 제안한 ‘무노동 무임금’ 방안에 대해 “그건 옛날에 김 위원장이 노동운동 할 때 생각”이라며 크게 웃었다. 그는 심지어 “국회의원을 일용직 노동자로 전락시키는 발상”이라며 김 위원장을 거칠게 몰아세우기도 했다.
홍 지사가 김 위원장에게 “김 대표와 잘 지내야 한다”고 조언한 대목도 뒷말을 낳았다. 그는 김 위원장이 전날 당의 사당화를 지적하며 당권ㆍ대권 분리를 강조한 것에 대해 “필요없이 (김 대표를) 자극한다”거나 “심기를 건드리는 말라”는 등 김 위원장을 폄하하는 듯한 표현도 주저하지 않았다.
홍 지사는 김 대표도 타깃에서 놓치지 않았다. 그는 2006년 자신이 혁신위원장으로 활동하던 때를 언급하며 “당시 사무총장이 총대를 메고 전국을 돌며 반대했지만 여론의 힘으로 혁신안을 관철시켰다”면서 “당시 (혁신안에) 반대한 사무총장이 김 대표”라고 강조했다. “이번에는 자신이 (혁신위에) 공을 들이고 있으니 반대하지 못할 것”이라고도 했다. 김 대표가 상황에 따라 입장을 달리한다는 비판에 다름 아니다.
홍 지사는 당시 상황을 설명하면서 “내가 반대하는 사람들과 8시간을 싸웠다” “혁신안을 관철시켜서 정권창출을 두 번이나 했다” “당시 박근혜 대표 체제가 (혁신안을) 받아들이고 싶어 받아들인 게 아니다” 등 자신의 역할을 적극 부각시키기도 했다.
한편 새누리당 보수혁신특위는 전날 의원총회에서 확인된 의원들의 거센 반발은 당초 예상했던 반응이라며 준비한 혁신안을 그대로 밀고 나가기로 방침을 정했다. 김 위원장은 회의에서 “안건이 기득권에 대한 과감한 내려놓기 작업이기 때문에 소리가 날 수밖에 없다”며 “의총에서 상당한 비판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혁신안이 부정당했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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