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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사회 고독ㆍ무력감 모두 훨훨

입력
2014.11.12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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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밭대 평생교육원 동양학 강좌, 대전 노인층 입소문 타고 인기몰이

자존감 회복·심리적 안정 등 효과, 세대간 소통… 교류 확대 즐거움도

한밭대 평생교육원 동양학 강좌를 이끄는 박종순 교수가 12일 강의실에서 제자의 질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밭대 제공
한밭대 평생교육원 동양학 강좌를 이끄는 박종순 교수가 12일 강의실에서 제자의 질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밭대 제공

수강생 평균나이 75세. 최고령자는 91세.

60줄 문턱에 다가선 수강생이 ‘젊은피’로 통하는 공간.

갓 50을 넘긴 스승에 대한 존경심이나 학업 열기는 여느 수업보다 뜨겁다.

한밭대 평생교육원(원장 심재명)이 2011년부터 개설한 동양학 강좌가 언제부터인가 입소문을 타더니 대전 노인들이 선호하는 ‘인기 브랜드’로 부상했다.

매주 수요일 ▦소학 ▦명심보감 ▦논어 등 세 과목을 각 2시간씩 공부하는 동양학 강좌에 지역 노인들이 반색하고 있다. 전체 수강생 28명은 태반이 ‘어르신’이다. 이들은 이 프로그램이야말로 자신들에게는 ‘명품’이라며 즐거워했다.

하늘의 뜻을 따르는 삶, 분수에 만족하면 사는 법, 마음을 간직하는 법 등 강의 주제마다 고매한 철학이 깃든 내용이기 때문일까. 그게 전부는 아닌 듯 했다. 이들은 강좌를 통해 노인에게 닥치는 고독감이나 무력감 등을 이겨내는 힘을 얻어내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단골 수강생인 이대철(70ㆍ한밭대 명예교수)씨는 “대전 노인들에게 인기를 끄는 배경엔 이 강좌가 고령화 사회의 고독을 이겨내는 해법을 주기 때문“이라며 “고전을 통해 심신을 가다듬고, 새 것에 대해서도 마음을 열게 돼 고집보다는 온유한 심성을 유지하는데 더 없이 좋다”고 말했다. 수강생 송무영(70)씨는 “함께 배우는 동료들과 소통하면서 친목도 다질 수 있어 학기를 이어가며 계속 수강하게 되는 매력적인 강좌”라며 “노령에 따른 심리적 스트레스를 걷어내 일상 생활에도 활력을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수강생들은 강의실 밖에서도 새로운 즐거움을 찾아냈다. 한명회라는 모임을 스스로 꾸려 함께 식사를 나누고, 유적 답사에도 나서는 등 교류활동의 기쁨을 누리고 있다.

강좌를 이끄는 스승은 뜻밖에도 ‘젊은 여성’이다. 공주대 한문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박종순(51) 교수가 동양학 강좌를 전담하고 있다. 그는 인격수양에 필요한 주제를 매시간 설정한 뒤 한문공부까지 병행한 독창적인 커리큘럼을 선보이고 있다. 고령인 수강생을 감안해 노인들이 자존감 회복으로 심리적 안정감을 찾도록 하겠다며 그에 걸맞게 동양고전을 새롭게 해석하는 솜씨를 발휘하고 있다.

성정모 평생교육원 팀장은 “학내 교수들도 수강에 동참한 뒤 학부 강의에서 활용하는 등 동양학 강좌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르고 있다”며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참 의미를 새삼 실감한다”고 말했다.

강좌는 1,2학기와 여름ㆍ겨울방학 등 연 네 차례에 걸쳐 개강한다. 평생교육이란 취지에 걸맞게 개강중에도 수시로 수강신청이 가능하다.

최정복기자 cj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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