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승철이 일본에서 쫓겨나면서 독도 문제가 국민적인 관심사로 떠올랐다.
집권여당인 새누리당 김을동 최고위원은 12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중진연속회의에서 “이승철씨가 일본에 억류됐다가 돌아온 것과 관련해 이해할 수 없는 일본의 행동에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이틀 전 “이승철씨가 독도를 방문해 통일을 염원하는 노래를 발표한 것 때문에 억류됐다”며 일본 당국의 사과를 받아야 한다고 촉구했었다.
김 최고위원은 “최근 정부의 독도 입도지원센터 건립 취소에 대해 강력하게 비판했었는데 1주일 만에 조용한 외교의 성과는 굴욕의 외교로 귀결됐다”는 말로 정부의 소극적인 외교 대응을 질책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격인 스가 요시히데 관장장관은 독도 입도지원센터 건립 계획 취소에 대해 일본 외교의 성과라고 평가했었다. 김 최고위원은 “우리 땅(독도)에 대한 우리 권리를 침해하는 부당행위에 대해 정부는 더욱 철저하고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가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가수 이승철 입국 거부는 독도 문제와 관련이 없다”면서 “법무성이 법령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했다”고 말했다. 이승철의 대마초 사건(1990년)을 암시한 셈이다. 일본 입관법(출입국 관리 및 난민 인정법)에는 외국에서 대마초 관련 법률을 위반해 처벌받은 이의 입국을 거부할 수 있다는 내용이 있다.
그러나 일본 정부의 해명은 궁색하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나리타 공항 출입국 관계자는 이승철의 항의를 받고 나서야 독도 관련 언급을 뺀 채 대마초를 들먹였다고 알려졌다. 게다가 비틀즈 폴 매카트니는 1980년 일본에서 대마초를 반입하다 적발됐지만 올해 일본에서 공연까지 개최했다. 이승철은 대마초 사건 이후 일본에 15차례나 오갔지만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았는데 왜 독도에서 노래한 다음에 문제를 삼느냐며 반발했다.
이승철은 이날 오후 독도에서 발표한 통일 노래 그날에를 블로그(blog.naver.com/theday140815)에 공개했다. 이승철은 “오늘 이 순간부터 어느 누구든 무상으로 이음원을 내려 받거나 배포 및 전송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날에를 작사ㆍ작곡한 네이브로 정원보도 이승철과 함께 저작권 수입을 모두 독도와 통일 관련 단체에 기부하기로 했다. 이승철은 “이 노래는 일본 측의 삐뚤어진 시선에서처럼 반목이나 갈등에 대한 노래가 아니라 극복과 화해에 대한 노래라는 사실을 알린다”고 강조했다.
이상준기자 jun@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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