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이하 포스팅 금액 불구 결단
SK구단서도 본인 의사 존중...샌디에이고와 앞으로 연봉 협상
김광현(26ㆍSK)이 ‘단 돈’ 200만달러(21억9,000만원)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메이저리그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에 응한 구단은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하지만 금액이 200만달러로 밝혀지면서 한국 최고 투수의 자존심에 상처가 났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래도 김광현은 꿈을 좇았다.
역대로 포스팅에 도전했던 선수들의 사례를 봐도 류현진(27ㆍLA 다저스)을 제외하고 금액에 구애 받지 않고 포스팅을 받아 들인 선수는 최향남에 이어 두 번째다.
프로야구 선수 가운데 최초로 포스팅에 나섰던 이는 1998년 LG 이상훈이다. 그는 60만달러(8억원)를 제시 받았다. 최소 300만달러 이상을 내심 생각했던 이상훈과 LG는 일본으로 방향을 틀었다. 같은 해 삼성도 임창용의 꿈을 존중해 포스팅을 시도했지만 임창용 역시 최고 응찰액은 65만달러(7억8,000만원)에 그쳐 포기했다. 두산에서 활약하던 진필중은 좌절을 넘어 굴욕을 맛봤다. 2002년 시즌 후 포스팅에 나섰지만 그에게 제시한 메이저리그의 액수는 2만5,000달러(3,000만원)라는 터무니없는 금액이었다. 두산은 이적 협상 불가를 통보했다. 그러나 2009년 롯데 최향남은 세인트루이스가 제시한 101달러(10만8,000원)를 받아들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국 선수들의 포스팅 좌절사에 종지부를 찍은 이는 한화의 류현진이다. 2012년 시즌 종료 후 포스팅으로 메이저리그 문을 두드린 끝에 2,573만7,737달러33센트(280억원)를 베팅한 다저스에 입단했다. 한국과 일본을 합쳐서도 역대 4번째로 큰 액수였다.
SK는 김광현의 포스팅에 앞서 “합당한 대우를 받는다는 전제 하에 메이저리그 진출에 동의하며 최고 응찰액은 바로 공개하겠다”고 밝혔지만 차마 공개하지 못했고, 미국 언론을 통해서 먼저 알려졌다. 그러나 예상을 깨고 수용 결정을 내렸다. SK는 마라톤 회의를 거쳤지만 김광현의 강한 해외 진출 의지를 만류할 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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