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주력품 관세 철폐서 빠진 정유·유화업계 낙담… 철강은 중국산 역습 걱정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주력품 관세 철폐서 빠진 정유·유화업계 낙담… 철강은 중국산 역습 걱정

입력
2014.11.11 19:00
0 0

한중 FTA를 계기로 불황을 타개하기 위한 돌파구를 마련하려던 정유업계와 석유화학업체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주력 수출품목이 대부분 관세철폐 대상에서 제외돼 FTA로 인한 실익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고부가가치 제품인 냉연강판(합금강)이 관세철폐 대상에서 제외된 철강업계 역시 낙담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기준 석유화학제품의 중국 수출비중은 45%에 달하며 정유제품도 18.3%를 차지하는 등 중국은 1위 수출시장으로 자리 잡았지만, 관세 장벽을 낮추는데 실패해 기대했던 추가적인 실적개선의 꿈이 무산된 것이다.

휘발유와 경유, 항공유, 벙커C유 등 정유제품의 경우 현재도 관세가 아예 없거나 1% 수준이라 당초 FTA 체결로 인한 이익을 기대하기 힘들었다. 관세율이 5~6%로 높았던 아스팔트와 윤활유, 윤활기유 등 고부가가치 제품은 관세가 철폐될 경우 수출증대를 기대할 수 있었지만 민감품목으로 분류돼 15년 동안 현행 관세가 유지되게 됐다. 중국이 대만이나 동남아국가연합(ASEAN)과의 경제협정 및 FTA에서는 이들 제품에 대해 관세를 철폐한 점에 비춰보면 우리 기업들의 충격은 적지 않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유나 석유화학제품은 가격 경쟁이 치열해 관세율 1%도 상당히 중요하다. 중국업체는 물론 다른 국가 업체들과도 힘겨운 싸움을 해야 할 판”이라고 걱정했다.

석유화학업체도 망연자실하고 있다. 현재 우리 기업이 중국에 주로 수출하는 프로필렌과 에틸렌, 톨루엔, 벤젠 등 기초유분 및 파라자일렌(PX) 같은 중간원료는 2% 관세가 적용되고 있으며, 폴리프로필렌(PP)과 폴리에틸렌(PE) 등 합성수지는 6% 안팎의 관세가 붙는다. 한중 FTA 협상 결과 에틸렌과 프로필렌이 10년 내 관세철폐 대상으로 분류돼 그나마 다행이지만, 중국이 석탄과 메탄올 등 값싼 원료를 바탕으로 생산시설을 큰 폭으로 늘리고 있어 실익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10년 뒤면 중국은 자급률이 90%에 육박해 관세철폐 효과가 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석유화학업체의 가장 큰 충격은 파라자일렌이 아예 양허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점이다. 파라자일렌은 중국시장이 우리 수출물량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업체들이 한중FTA에 발맞춰 최근 앞다퉈 증설에 나섰지만 투자비를 단기간에 건지기 힘들게 됐다.

한편 현재 국내에 수입되는 중국산 철강 제품은 거의 무관세에 가까운 반면 중국으로 수출되는 한국산 철강제품은 3∼10%의 관세가 부과돼 고전하고 있는 국내 철강업체들도 이번 한중FTA 타결 내용에 실망하고 있다. 관세인하의 기대를 모았던 고부가가치제품 냉연강판(합금강)이 양허제외 품목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의 저가철근의 국내 수입이 계속돼 중소형 철강회사들의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스텐레스열연강판(3㎜미만), 냉연강판(0.5~1㎜), 도금강판(클래드)이 10년 내 관세 철폐 대상에 포함된 것을 위안으로 삼을 수도 있지만, 이 역시 중국 철강산업 기술의 발전 속도를 생각하면 사실상 별 소득이 없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