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탕 탈의실만 골라 상습적으로 금품을 훔쳐 온 절도범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서부경찰서는 지난해 4월부터 최근까지 서울 경기 인천 일대 목욕탕을 돌아다니며 탈의실 사물함을 드라이버로 열어 지갑 등을 가져가는 수법으로 30여차례에 걸쳐 총 2,7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허모(61)씨를 구속했다고 11일 밝혔다.
허씨는 목욕탕에 들어가 탈의실 평상에 앉아 쉬는 척 하면서 범행 대상을 정했고, 피해자가 목욕탕 안으로 들어가면 준비해 온 드라이버를 사물함 문틈에 꽂아 벌리는 방식으로 문을 열어 금품을 훔쳤다.
절도 등 전과 10범인 허씨는 2008년 6월 절도죄로 구속돼 3년을 복역했다. 2011년 6월에 출소한 그는 지난해 2월까지 건강보조식품 다단계회사에 다니기도 했으나 실적이 좋지 못해 회사를 그만뒀다. 이후 생활이 어려워지자 예전 버릇을 고치지 못하고 또 다시 목욕탕 탈의실을 터는 범죄에 손을 댔다.
허씨는 경찰의 불심검문에 걸릴 것을 우려해 수표나 신분증이 들어있는 지갑은 길가의 쓰레기통에 버리는 치밀함을 보였다. 하지만 피해가 발생한 목욕탕 인근의 CC(폐쇄회로)TV를 분석하고 그가 자주 나타나는 곳에서 3개월 간 잠복 수사를 벌인 경찰에 결국 덜미를 잡혔다.
경찰 관계자는 “목욕탕 탈의실은 CCTV를 설치할 수 없어 실시간 감시가 어렵다는 점을 노린 것”이라며 “지난해 출소 후 특별한 직업 없이 생활해 왔기 때문에 추가적인 범행 사실이 있었는지에 대해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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