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에서 노래했다는 이유로 가수 이승철이 일본 공항에서 억류되고 입국을 거절당했다.
이승철 소속사 진엔원뮤직웍스는 이승철 부부가 일본 하네다 공항에서 억류된 채 입국을 거부당해 한국으로 돌아왔다고 10일 밝혔다.
이승철은 9일 오전 석연치 않은 이유로 4시간 가량 하네다 공항에서 억류됐다. 입국 거절 사유를 묻자 출입국사무소 직원은 ‘최근 언론에서 나온 것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승철은 광복절을 하루 앞둔 8월 14일 탈북청년합창단과 함께 독도에서 통일을 염원하는 노래 그날에를 발표했었다. 출입국사무소 직원은 이승철 아내 박현정씨도 억류한 이유에 대해서는 제대로 해명하지 못했다.
공항에서 붙잡힌 이승철은 부당한 처사라며 출입국관리소에 항의했다. 진엔원뮤직웍스는 “이승철이 강경한 자세를 보이자 돌연 독도 관련 언급을 슬그머니 감추고 ‘당신은 유명한 가수 아니냐’며 과거 대마초 흡연 사실을 거론했다”고 설명했다. 이승철은 대마초 사건(1990년) 이후 일본을 15차례 오갔지만 그동안 한 번도 제지를 받지 않았다. 게다가 일본에서 대마 소지 혐의로 체포됐던 폴 매카트니는 올해 일본에서 공연까지 펼쳤기에 일본 정부의 변명은 옹색할 수밖에 없다.
일본 외무성은 2012년 독도 수영 횡단에 동참한 배우 송일국에 대해 “일본에 입국하기 힘들 것이다”고 예고했었다. 독도는 우리땅을 부른 가수 정광태도 1996년 SBS TV 프로그램 제작을 위해 일본에 방문하려 했으나 입국이 거절됐었다. 이밖에 비스트와 씨엔블루도 독도 문제로 한일 갈등이 고조됐던 2011년 일본 입국이 거절된 적 있다.
이승철은 ‘내 나라 내 땅에 대해 정당한 권리를 이런 식으로 문제 삼았다면 이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자세다. 이승철 측근은 “표적 및 보복성 입국 거부로 받아들인다”면서 “일본에 가지 못하는 일이 있더라도 부당한 일에 싸워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상준기자 jun@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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