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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는 웃었지만 시진핑은 굳었다

입력
2014.11.10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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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일, 3년 만에 정상회담… 시 주석 역사문제 작심 비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10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집권 2년이 다가 오는 두 정상의 첫 정식 만남이다. 그 동안 거듭 회담 요청을 해온 아베 총리는 시 주석을 보자 반가운 얼굴이었지만, 시 주석은 화라도 난 듯한 의외의 표정을 지어 양국간 온도차를 느끼게 했다.

시 주석은 25분 동안 진행된 이날 회담에서 “양국의 안정적이고 건강한 발전은 양국 인민의 근본 이익과 국제사회의 보편적 기대에도 부합한다”면서도 “최근 2년간 중일관계가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한 시비곡직(是非曲直)은 명확하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또 “역사 문제는 13억 중국 인민의 감정과 관련이 큰 문제이며 이 지역의 평화 안정, 발전과도 관계된 문제”라며 “일본이 양국간 합의한 정치 문건과 무라야마 담화 등 역대 정부가 밝힌 약속을 준수할 때 비로소 아시아 주변국과 미래를 향해 발전하는 우호관계를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일본은 평화 발전의 길을 계속 걸어갈 결심이 돼 있다”며 “일본 현 정부는 역대 일본 정부가 역사문제에 관해 밝힌 인식을 지속적으로 견지할 것”이라고 답했다. 중일 정상회담은 2011년 12월 후진타오(胡錦濤) 주석과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의 만남 이후 약 3년만이다.

시 주석은 7일 양국이 역사 인식, 센카쿠 등 영토 문제 등과 관련해 합의한 4개항을 상기시키며 “일본이 이 합의의 정신에 입각해 관련 문제를 잘 처리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도 “일중 간의 개별적 문제도 있지만, 전반적인 관계를 해치는 것은 피해야 한다”며 “전략적 호혜관계의 개선과 발전을 추진하기를 희망한다”고 답했다.

이날 회담에서는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 문제와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 관련 대화는 직접 오가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을 두고 일본 언론은 “중일 관계 개선을 위한 첫걸음”이라고 평가한 반면, 중국 외교부는 "아베 총리의 요청에 따른 회동”이라고 의미를 축소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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