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패션이 두툼한 옷으로 바뀌고 있다. 하지만 유행에 민감한 젊은이들은 추위와 상관없이 자신의 몸 맵시를 살릴 수 있는 옷을 입는다. 몸에 착 달라붙는 스키니진과 레깅스, 스타킹, 핏이 강조된 청바지 등이 대표적.
그러나 몸 맵시를 살리려고 입는 이런 옷이 피부건강에 좋지 않은 것은 물론 건선에 독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이러한 옷은 몸매를 돋보이게 하고 옷맵시를 살려주는 반면 앉거나 길을 걸을 때, 옷감이 피부표면에 쏠리면서 피부에 미세한 손상을 준다. 그리고 미세한 상처가 정상 피부에 건선을 일으키거나 건선 환자의 증상을 더 악화하게 만든다.
이런 증상을 ‘쾨브너(Koebner)현상’이라고 한다. 쾨브너 현상은 부딪히거나 긁힌 자리에 건선 등의 피부질환이 발생하는 것이다. 1872년 쾨브너라고 하는 독일 피부과 의사가 처음 발견됐다.
실제로 건조하고 피부 보습력이 떨어지는 가을과 겨울철에 몸에 착 달라붙는 옷을 입고 책상에 앉아 업무를 보거나 공부하는 학생의 경우 팔꿈치나 무릎, 엉덩이 등에 쾨브너현상이 많이 생긴다. 이 때문에 건선도 흔히 발병한다.
따라서 건조한 가을과 겨울철에 건선을 예방하고 증상 악화를 막기 위해 옷차림 하나에도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몸에 딱 붙는 타이트한 옷보다는 품이 넉넉하고 착용감이 편한 옷을 입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옷감 소재도 부드러운 면 제품을 입는 것이 좋다. 속옷도 지나치게 몸을 죄는 것은 피하고 화학섬유나 염색성분이 짙은 제품은 되도록 삼가는 게 좋다.
이외에 가을이나 겨울철에 즐겨 입는 니트나 카디건, 인조가죽 소재의 의류도 건선 환자라면 피해야 할 패션 아이템이다. 이들 의류는 대부분 화학소재가 일정부분 들어가 있어 정전기가 생기기 쉽고 이런 정전기로 인해 건선 환부에 염증 반응이 일어나거나 자극으로 인한 가려움증이 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건선에서 완전히 벗어나려면 인체 내부이상을 바로잡아 주는 근본 치료를 해야 한다. 건선은 인체 내부 이상, 즉 면역체계 이상이나 수분조정 기능 저하 등으로 생기는 만큼 예방을 위한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서보경 대구 우보한의원 원장은 “쾨브너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건강한 사람도 인체 면역기능에 문제가 있고 피부 어느 곳에나 건선이 발생할 수 있는 소인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고 했다. 서 원장은 따라서 “쾨브너 현상과 함께 건선 증상이 생기면 보습제에 의지하거나 억지로 각질제거를 하기 보다 발병 원인을 제대로 파악해 근원치료를 해야 증상 악화를 막을 수 있다”고 했다.
우보한의원은 한약과 침 치료, 그리고 항알레르기 및 항산화 성분이 함유된 한약추출물을 혼합한 외용제를 처방, 인체 면역밸런스와 피부 수분 밸런스를 조정해 건선의 근원적인 치료와 함께 재발을 방지하고 있다. 또 잦은 회식이나 음주, 불규칙한 식습관 등으로 치료가 어려운 직장인 건선 환자에게는 주된 처방 외에 주독탕과 식적탕을 병행ㆍ처방해 건선 증상의 악화를 예방해주는 치료도 하고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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