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대표적 무허가 판자촌인 개포동 구룡마을에서 9일 불이 나 주민 1명이 사망했다.
구룡마을자치회와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화재는 오후 1시52분쯤 구룡마을 7-B 지구 내 한 가건물에서 발생해 주거지인 8지구까지 번졌다가 오후 3시34분쯤 진화됐다. 이 불로 구룡마을 5만8,080㎡ 중 900㎡와 무허가 주택 16개동 60세대가 전소됐다. 화재가 시작되자 마을 주민 139명은 인근 이재민 대피소인 개포중 강당으로 긴급 대피했다.
경찰은 진화 도중 오후 7시7분쯤 주택 내부에서 불에 타 숨져 있는 주민 주모(71)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소방당국은 소방헬기 5대 등 소방장비 69대와 인력 409명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했으나, 불길을 잡는데 애를 먹었다. 소방 관계자는 “구룡마을 구조 특성상 진입로가 좁은데다 건물이 밀집해 있어 초기 진압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초속 5m의 강풍까지 불어 불길도 빠르게 확산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불이 고물상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는 목격자 진술을 토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구룡마을은 그 동안 화재 위험성에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현재 가건물 291동, 1,807세대가 밀집해 살고 있는데 가옥 대부분이 비닐과 목재 등 불에 취약한 재질인데다 전선 등이 뒤엉켜 있어 대형 화재 가능성이 상존하는 곳이다. 실제 1999년에는 큰 불이 3차례나 발생해 수백명의 이재민이 생겼고, 2009년 이후에 일어난 화재도 11건에 달한다.
안아람기자 onesh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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