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車 위주서 개인車로 눈 돌려
AJ셀카 이어 현대 글로비스도 가가호호 방문 서비스 시작
법인들의 대량 물량만 다루던 중고차 경매업체들이 개인들이 내놓는 중고차 매매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개인차주들은 차를 매각할 때 온라인이나 매매업자가 일방적으로 제시하는 가격에 따라 차를 팔 수 밖에 없었지만, 이제 경매를 통해 시장 가격을 직접 확인하고 차를 팔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
중고차 경매 1위 업체인 현대글로비스는 9일 개인 고객을 위한 전문 브랜드 ‘오토벨’을 론칭하고 ‘가가호호 방문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9일 밝혔다. 차를 팔고 싶은 사람은 전용 콜센터(1600-0080)나 홈페이지에 접수하면 전국 어디나 50여 명의 전문 컨설턴트가 직접 찾아가 가격을 평가한 후 매매 의사를 밝히면 곧바로 차를 사들인다. 만약 차를 팔지 않고 경매에 출품을 원하면 이를 도와주기도 한다.
글로비스가 이런 서비스에 나선 것은 차량 확보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그 동안 주로 장기 임대나 렌터카 회사들이 내놓은 대량 물량을 위주로 영업했다”며 “그러나 2년 전부터 kt금호렌터카(kt렌털), AJ렌터카(AJ셀카) 등 렌터카 회사들이 직접 경매 시장에 뛰어들면서 법인 중고차 대량 물량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렌터카 1위 kt금호렌터카의 경우 1년에 시장에 내놓는 물량이 3만~4만대 정도인데 이 물량이 대부분 kt렌털로 넘어간다. 이 관계자는 “법인 물량은 줄어든 반면 개인 고객의 경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개인이 경매에 내놓는 물량이 2010년 6~7%에서 올해 15%까지 빠르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전체 중고차 거래 시장 규모가 커지고 이와 함께 경매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2년 3.2%(10만4,000여대), 2013년 3.5%(11만7,000여대)에 이어 올해 현재까지 4.2%(10만8,000여대)로 점점 커지고 있어 경매업체들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경매업체의 찾아가는 서비스는 지난해 7월 업계 최초로 서비스를 시작한 AJ셀카 통해 이미 효과가 입증됐다. 지난해 7~12월까지 약 1,700대를 확보하는 데 그쳤지만, 올 상반기(1~6월) 약 3,500대, 그리고 7~10월에는 약 3,500대 등으로 꾸준히 늘고 있는 것.
개인 고객이 늘어나면서 경매회사의 애정 공세도 강해지고 있다. 특히 ‘내 차가 제 값에 팔리는 지’에 대한 불안감을 줄여주는데 힘을 쏟고 있다.
동화엠파크 이지옥션은 ‘모바일 경매’를 통해 고객이 직접 자신의 차량의 경매 상황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게 했다. ‘이지 매니저’라 불리는 차량 평가사가 고객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 차량 상태를 찍은 사진과 정보를 스마트폰으로 엠파크 이지옥션에 회원으로 가입한 전국 300여 개 중고차 매매업체들에게 전송한다. 이후 고객은 하루에 다섯 차례(오전 10시, 11시, 오후 2시, 3시, 4시) 펼쳐지는 온라인 경매에서 자신이 원하는 시간대를 골라 경매에 참가하고, 본인 인증을 거치면 온라인이나 모바일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자신의 차량이 얼마의 가격에 흥정이 이뤄지고 있는지 직접 볼 수 있게 했다.
kt렌탈은 지난달 ‘중고차 판매 가격 보장 제도’를 시작했다. 이는 중고차를 팔려는 고객의 희망 가격과 회사 측이 제시한 매입 가격이 다를 경우, 경매 출품을 통해 차량의 가치를 따져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으로 현재 업계에서 유일하게 운영하고 있다. 예를 들어, 고객 A씨가 차량을 2,300만원에 팔고 싶고, kt렌탈이 2,200만원을 제시할 경우 A씨는 먼저 kt렌탈의 경매장 오토옥션에 출품해 중고차 딜러들에게 자신의 차량을 평가 받을 수 있다. 만약 2,300만원 이상에 낙찰되면 그 가격에 팔고, 유찰되면 회사 측이 제시한 최소 가격(2,200만원)으로 판매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출품료, 탁송료 등 수수료도 면제해 준다. 박세일 kt렌탈중고차사업단장은 “절차는 까다롭더라도 고객을 안심시키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박상준기자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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