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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르바초프 "세계는 신냉전 직전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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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르바초프 "세계는 신냉전 직전 상황"

입력
2014.11.09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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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하일 고르바초프(83) 전 소련 대통령.
미하일 고르바초프(83) 전 소련 대통령.

미하일 고르바초프(83ㆍ사진) 전 소련 대통령이 8일 우크라이나 사태를 언급하며 “세계가 새로운 냉전 직전의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경고했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이날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베를린 장벽 붕괴 25주년 기념식 연설에서 “이미 신(新) 냉전이 시작됐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dpa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서방, 특히 미국이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승리주의’에 도취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서방 지도자들의 머릿속에 도취감과 승리주의가 스며들었고 그들은 러시아가 약해지고 견제 세력이 부재한 점을 이용해 세계에 대한 독점적 리더십과 지배를 추구했다. 주의하라는 경고의 말도 귀담아듣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특히 “최근 몇 달간의 일들은 상대방의 이익을 무시한 근시안적 정책의 결과”라며 중동과 우크라이나 긴장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서방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확대해 옛 유고슬라비아와 이라크, 리비아, 시리아 사태에 개입하고 미사일 방어계획을 세우면서 러시아를 화나게 했다고 지적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대해서도 “극적인 상황이 벌어지는데도 별다른 역할을 하지도, 확실한 조처를 하지도 않았다”라고 비판했다.

소련의 개혁ㆍ개방 정책을 이끌었던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동유럽과 서유럽 간 화해 무드 조성에 기여해 1989년 베를린 장벽 붕괴와 이후 공산권 해체의 실마리를 제공한 인물이다. BBC는 “고르바초프가 냉전을 평화적으로 종식한 주역 중 한 명이라는 무게감을 고려할 때 현재 국제사회 분쟁과 긴장이 신냉전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경고는 들을 만한 가치가 있다”고 전했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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