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주 발굴 산실 이형택 아카데미, 내년 강원도 예산 지원 중단 확실시
한국 테니스의 레전드인 이형택(38)이 운영하는 테니스아카데미에 대한 지원이 끊길 위기에 처했다. 체육계는 테니스 저변 확대와 유망주 육성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강원도 문화관광체육국은 조만간 도의회에 넘길 2016년도 예산안에 이형택 테니스아카데미 지원금(2억 원)을 포함시키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9일 확인됐다. 지난 5년간 한시적으로 지원키로 했던 기간이 올해로 끝났기 때문에 관련 예산을 더 이상 줄 수 없다는 게 강원도의 입장이다. 반면 춘천시는 내년에도 이형택 테니스 아카데미에 1억 원을 지원키로 해 강원도와 대조를 보였다.
이형택 테니스 아카데미는 지난 2009년 12월 춘천 송암 스포츠타운에 문을 열었다. 2003년 한국선수 최초로 ATP투어 우승을 차지한 그가 제2의 고향이나 다름없는 춘천을 테니스의 메카로 만들어보겠다는 야심찬 각오로 시작한 사업이다.
그 동안 이형택 테니스 아카데미는 유망주 육성과 유소년 및 동호인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특히 해외에서나 볼 수 있었던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선보여 이곳 테니스 아카데미에서 발굴한 유망주들이 국내외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 주목을 받았다. 방학이면 전국 각지에서 몰려온 ‘이형택 키드’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최근 방송사의 예능 프로그램에도 소개돼 테니스 붐 조성에 한 몫 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최근 예산 지원이 줄어든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모처럼 찾아온 테니스 붐에 찬물을 끼얹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체육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강원도가 동계올림픽에만 함몰된 나머지 지역 스포츠 발전을 위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볼멘소리마저 나온다.
전민주 한림성심대 레저스포츠학과 교수는 “세계적인 선수 출신 지도자가 운영하는 아카데미가 있으면 춘천을 테니스 도시로 국내외에 알리는 데 효과가 크다”며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함종국 강원도의원은 “테니스 아카데미의 유ㆍ무형 효과가 분명한 만큼 최문순 지사에게 예산 지원을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은성기자 esp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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