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차전 등판도 문제 없다.”
넥센 에이스 앤디 밴헤켄(35)이 한국시리즈 최고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1차전을 6이닝 2실점으로 팀에 첫 승을 안기더니 사흘 쉬고 나간 2차전에서는 7이닝 무실점 역투로 혼자 2승을 책임졌다.
밴헤켄의 현재 모습은 마치 올 시즌 미국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끈 매디슨 범가너(25)를 떠올리게 한다. 범가너는 월드시리즈 1, 5차전에 선발 등판해 16이닝 1실점으로 2승을 올렸고, 5차전 등판 이후 이틀 만에 7차전에 또 나서 5이닝 무실점 완벽투로 에이스의 품격을 뽐냈다.
밴헤켄은 정규시즌 동안 단 한차례도 3일 휴식 후 등판한 적이 없다. 게다가 30대 중반의 나이 때문에 회복 속도가 더딜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모든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오히려 앞선 등판 때보다 더 위력적인 구위로 상대 타자를 철저히 틀어막았다.
스트라이크 존 구석 구석을 찌르는 제구 또한 완벽했다. 한국시리즈 1차전부터 2차전 6회까지 30명의 타자를 연속 범타 처리한 그는 2004년 배영수(삼성)가 세운 한국시리즈 최다 연속 타자 범타 기록(24명)을 갈아치웠다.
시리즈를 자신의 무대로 만든 밴헤켄은 7차전까지 갈 경우 다시 한번 3일 쉬고 마운드에 오른다. 삼성은 2경기 동안 전혀 공략하지 못한 밴헤켄을 만날 생각에 머리가 아플 지경이다. 워낙 머릿속에 밴헤켄의 이름이 강하게 남아있던 바람에 류중일 삼성 감독은 4차전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5차전 선발은 밴헤켄…, 아니 밴덴헐크입니다”라며 황급히 선발 예고를 바로 잡기도 했다.
‘한국판 범가너’로 변신한 밴헤켄은 “개인적인 바람은 5, 6차전을 이겨서 7차전까지 안 갔으면 좋겠다”면서도 “만약 7차전에 등판한다면 열심히 던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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