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낫다’를 ‘낳다’로 쓴 글이 눈에 가장 거슬린다는 기사를 접하고 한참 웃었다.“감기 얼른 낳으세요”라는 문자를 받았을 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기 때문이다. 실제로 감기를 ‘낳는’ 상상을 하고 도리질을 친 것은 물론이다. 사실, 내가 가장 못 견디는 것은 ‘틀리다’와 ‘다르다’가 잘못 사용됐을 때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둘을 가리지 않고 ‘틀리다’로 통일해서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틀리다는 “셈이나 사실 따위가 그르게 되거나 어긋나다”는 뜻이고 다르다는 “비교가 되는 두 대상이 서로 같지 아니하다”는 뜻이다. 두 단어의 뜻이 엄연히 ‘다른’ 것이다. “넌 나랑 틀려서 그래”라는 말을 들었을 때, 나는 내가 뭔가 잘못된 것이 있나 고개를 갸웃했다. 그때부터 틀리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이방인이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우리와 너희를 구분하려고 담을 쌓는 사람들도 떠올랐다. 어느 순간부터 친구들이 다르다는 말을 써야 할 때 틀리다는 말을 쓰면 나도 모르게 지적하고 있었다. 강박이 생긴 한 친구는 “너 3번 문제 달랐어”처럼 틀리다는 말을 써야 할 때조차 다르다는 말을 쓰기도 했다. 다르고 싶지, 틀리고 싶지는 않은 게 많은 사람들의 바람일 것이다. 다른 것은 이해될 수 있는 여지가 있지만 틀린 것은 무슨 수단을 써서라도 바로잡아야 할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틀린 그림 찾기’가 아닌 ‘다른 그림 찾기’를 하는 날이 하루빨리 왔으면 좋겠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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