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중국 매체들을 대상으로 탈북자 문제와 북한 인권 상황 등에 대해 적극 해명하고 나서 주목된다.
6일 중국 환구시보(環球時報)에 따르면 주중북한대사관은 북한조국평화통일위원회의 인터넷 사이트 ‘우리민족끼리’가 제작한 탈북자 관련 동영상 ‘진실과 거짓’, ‘금수(禽獸)도 자신의 둥지를 안다’ 를 이 매체에 제공했다. 환구시보의 인터넷판인 환구망(環球網)은 이를 사이트에 올렸다. 9분34초짜리 ‘진실과 거짓’은 최근 유엔에서 북한의 인권 실상을 증언한 정치범 수용소 출신 탈북자 신동혁씨의 아버지와 친척 등을 인터뷰한 내용이다. 동영상에서 신씨 가족들은 신씨가 수용소에 갇혀 학대를 받았다는 증언은 날조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금수도 자신의 둥지를 안다’는 탈북자 출신인 조명철 새누리당 의원의 북한 내 동생이 출연, 형을 향해 욕설을 퍼붓는 장면 등을 담고 있다. 문성혁 주중북한대사관 공보참사관은 환구시보에 “탈북자는 적대 세력들이 묘사하는 것처럼 정치 난민이나 인권 투사가 아니다”며 “그들은 모두 북한에서 법률과 사회 여론상 반드시 처벌받아야 하는 범죄자이자 추악한 도망자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주중북한대사관이 직접 중국 매체를 향해 탈북자 문제에 대응하고 나선 것은 이례적 일이다. 이는 최근 유엔에서 북한 인권 문제의 국제형사재판소(ICC) 회부가 추진되고 있는 것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문 참사관도 “미국과 적대 세력들은 유엔 무대에서 추진하고 있는 탈북자를 내세운 북한 인권 음모와 비열한 날조 행위 등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일각에선 ICC 회부 대상에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포함시키는 방안까지 추진하고 있다. 한 외교 소식통은 “북한은 김 제1위원장이 ICC에 회부되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외교 총력전을 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추이톈카이(崔天凱) 주미 중국대사는 지난 4일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궁극적으로 이 문제는 북한 인민들이 결정해야 할 일”이라며 북한 인권 문제의 ICC 회부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