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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대권후보' 반기문? 진실을 알려주마!

입력
2014.11.06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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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사회에서 정치는 혐오를 넘어 무관심으로 가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대통령이나 국회의원 선거 때만 되면 전체 유권자의 절반 이상이 선거에 참여합니다. 모른척 외면해도 항상 이슈의 가운데 있는 셈이죠. 하지만 정보과잉 시대와 맞물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찌라시 생산자들에게 정치는 가장 큰 먹잇감이 돼 버린 게 현실입니다. 그래서 나섰습니다. 찌라시와 팩트를 구별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하는 마음에서. 사실관계를 정확히 취재해 한국일보 정치부 기자로서의 촉과 감을 양념으로 궁금증을 풀어드리겠습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 2011년 고향인 충북 음성군 원남면 상당1리 행치마을을 방문 , 모친 신현순 여사와 감격의 포옹을 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 2011년 고향인 충북 음성군 원남면 상당1리 행치마을을 방문 , 모친 신현순 여사와 감격의 포옹을 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최근 여의도 정가를 중심으로 ‘반기문 대권론’이 급속도로 확산되자 급기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직접 나서 “대권 의사가 없다”며 진화에 나섰습니다. 그럼에도 이 소식을 접한 많은 국민들은 ‘아니 뗀 굴뚝에 연기 날까’라는 반응이고, 각종 언론에서도 ‘반기문 대권론’에 불을 지핀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집중 취재에 나섰습니다.

그 ‘군불’ 중 하나가 반 총장과 노철래 새누리당 의원의 인연이었습니다. 소문의 요지는 친박 좌장격인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노 의원이 반 총장의 어머니를 자신의 지역구(경기 광주)가 있는 남한산성에 초대해 극진하게 모신 것에 반 총장이 친필로 감사편지를 보낸 것을 계기로 반 총장과 친박간 대선 얘기가 오고 간다는 겁니다.

정확한 사실을 알고자 5일 기자는 노 의원에게 연락을 취했습니다. 반 총장 얘기를 꺼내자 노 의원은 껄껄 웃으며 자세한 내막을 얘기해 줬습니다.

지난 7월 노 의원은 한 지인을 통해 반 총장의 어머니가 최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남한산성을 구경하고 싶다는 얘기를 접하고 반 총장의 여동생과 함께 초대했다고 합니다. 노 의원은 “내 부모님 생각이 나서 모셨다”면서 남한산성 주변에 있는 한정식 집에서 궁중요리까지 대접해 드렸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이후 소식을 접한 반 총장이 친필로 노 의원에게 감사 편지를 보냈다고 합니다. 노 의원에 따르면 반 총장과는 4년전 18대 국회 사법개혁특위 활동 당시 미국 뉴욕 방문 때 인사를 나눈 적 있는 사이라고 합니다. 문제는 반 총장의 친필 편지 내용에 있었습니다. 노 의원에 따르면 반 총장의 친필 편지에는 어머니를 대접해 주신데 대한 감사의 뜻과 함께 “의원님이 친박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어려운 시기에 국민들 잘 추스르게 해서 국정을 잘 되게 해달라고 했다”는 겁니다. 노 의원은 “유엔에서 핵심 역할을 하고 국내에서 장관까지 지낸 분인데 국가관과 민족관, 애국심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며 “어머니와 동생 등 가족들도 국내에 살아서 당연히 나라 걱정 차원에서 한 얘기”라고 선을 그었지만 이 얘기를 들은 호사가들이 ‘반기문 대권론’과 결부에 소문을 키운 것이죠.

정치권 호사가들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친박 좌장인 서 최고위원과 노 의원의 밀접한 관계를 더해 서 최고위원과 반 총장 접촉설을 퍼트리기 시작했습니다. 노 의원에게 이 얘기에 대해서도 물었습니다. 그러자 노 의원은 “거짓말이다. 흥미위주로 소설을 쓰는 것이다”라면서도 다음과 같은 에피소드를 소개해 줬습니다.

노 의원이 반 총장과 친필 편지를 주고 받은 일을 서 최고위원에게 얘기하자 서 최고위원이 농담조로 “잘 해봐. 같은 충청도니까”라고 얘기했다고. 하지만 “절대 대권을 생각해서 잘 해보라는 것은 아니다”라고 노 의원은 강조했습니다. 여기까지가 서 최고위원과 노 의원, 반 총장에 대한 소문의 진실입니다. 결국 반 총장의 효심이 호사가들에 의해 ‘반기문 대권론’으로 불이 옮겨 붙은 셈인데요, 그런데 노 의원의 전화를 끝낸 기자의 머릿속에 마지막 얘기가 계속 메아리처럼 울리는 것은 왜일까요? “만일 어떤 계기가 돼서 (반 총장 대선 얘기를) 하면 가장 먼저 오픈하겠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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