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하반기부터 본격 시행, 직무적합성평가 추가 3단계로 진행
이공계 전공성적·인문계 에세이로, 출신대·어학연수, 평가 기준서 제외
삼성의 채용 과정이 삼성직무적성검사(SSAT)-면접의 2단계에서 직무적합성평가-SSAT-면접의 3단계로 늘어난다. 또 지원분야별로 채용절차가 다양해 진다.
어떻게 바뀌나
삼성은 5일 획일화된 필기 시험 위주에서 벗어나 창의적 인재를 뽑기 위해 내년 하반기부터 대졸(3급) 신입사원 채용제도를 전면 개편한다고 밝혔다. 새로 개편된 채용제도에는 ‘직무적합성평가’가 추가된 것이 가장 큰 특징.
이 제도는 ▦연구개발 ▦기술 ▦소프트웨어 ▦영업 ▦경영지원 등 지원 분야별로 직무 적성을 평가할 수 있는 서류 제출을 골자로 한다. 이를 위해 삼성은 일종의 입사 지원서 양식을 새로 만들 예정이다.
연구개발, 기술 부문은 전공 능력을 중시해 성적증명서상 관련 전공 학점이 높을 경우 가산점을 부여 받는다. 또 영업 및 경영지원 부문은 자신의 직무 적성을 나타낼 수 있는 에세이를 제출해야 한다. 한마디로 이공계는 전공 성적, 인문계는 에세이 위주로 직무 적성을 평가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출신 대학, 어학연수 여부 등 업무 능력과 무관한 조건은 보지 않기로 했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 지원자라면 불필요한 조건을 쌓기 위해 시간과 비용을 낭비할 필요 없다”며 “에세이도 평가위원들이 지원자 이름, 출신학교 등을 가리고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SSAT는 서류 전형 통과자만 볼 수 있다. 삼성은 SSAT도 직무 분야별 특성을 반영해 보완할 예정이다. 단 소프트웨어 개발직은 SSAT 대신 프로그램 작성 능력을 평가하기로 했다.
SSAT 합격자들의 다음 단계인 면접도 바뀐다. 기존에는 실무면접과 임원면접 등 2가지 면접을 치러야 했는데, 앞으로 창의성면접이 추가된다. 창의성면접이란 특정 주제를 놓고 지원자와 면접위원이 토론을 하는 방식이다. 창의성면접 또한 지원분야에 맞게 적용해, 영업직은 1박2일 동안 워크숍 형태로 치르게 된다. 삼성 관계자는 “창의성면접을 통해 지원자의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과 창의성을 살펴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바뀐 제도 하에서는 기존처럼 무조건 지원해 보자는 식으로 준비하면 서류전형을 통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지원자가 어떤 분야에서 일할 것인지 명확하게 결정하는 것이 좋다. 삼성 관계자는 “무턱대고 입사하고 보자는 식의 지원은 통하지 않을 것”이라며 “연구개발, 기술, 소프트웨어 개발, 영업, 경영지원 등 입사해서 하고자 하는 업무 분야를 결정한 뒤 여기 맞는 준비를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특히 연구개발, 기술, 소프트웨어 직군은 관련 전공과목에서 높은 학점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영업과 경영지원 분야 지원자들에게 요구하는 에세이도 글쓰기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단순히 과거 경험 나열식 서술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관련 분야의 경험이나 능력을 얼마나 갖추고 있는지를 명확히 나타내는 것이 중요하다. 삼성 관계자는 “영업직은 리더십, 팀워크 등을 눈여겨보는 만큼 이런 부분을 잘 보여줄 수 있는 인턴 등 관련 활동 경험 등을 구체적으로 서술해야 한다”며 “에세이에 쓴 내용을 1박2일 합숙 면접 때 추가 검증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삼성은 바뀐 인사제도를 통해 그 동안 지원자들이 SSAT를 준비하기 위해 학원이나 관련 교재를 구입하는 등 필요 이상의 비용과 시간을 낭비하는 일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도 그 동안 대학 평점이 4.5만점에 3.0이상이고 일정 어학성적을 갖추면 SSAT에 응시하도록 하면서 지원자가 대거 몰려 떠안았던 비용을 상당 부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시험만 잘 치르는 사람보다 일 잘 하는 사람을 뽑겠다는 취지로 채용제도를 개편했다”며 “1차 관문을 만들면서 SSAT 응시자가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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