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첫날 경쟁률의 3배 이상
1억 청약해도 기껏 1, 2주 배당될 듯
5일 한국투자증권 잠실지점은 올 들어 가장 많은 100여명의 고객들로 종일 붐볐다. 이들은 모두 하반기 증권가 최대어로 꼽히는 삼성SDS 공모주 청약 첫날을 맞아 객장을 찾은 사람들. 이날 이 지점에서만 200억원(75건) 규모의 청약이 이뤄졌다. 이노정 지점장은 “한번에 10억원을 청약하는 고객이 있을 정도로 개인투자자들의 기대와 관심이 상당하다”며 “6일 청약이 마무리되면 최종 경쟁률이 100대 1을 넘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증시 불황으로 썰렁하던 증권사 객장이 삼성SDS 상장을 맞아 오랜만에 후끈 달아올랐다. 상장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5일 증권사 5곳을 통한 삼성SDS 공모주 청약 경쟁률은 20.31대 1. 공모주 열풍을 일으켰던 2011년 삼성생명 공모 청약 첫날 경쟁률(6.51대 1)을 3배 이상 웃돌았다.
증권사별로는 삼성증권의 경쟁률이 36.36 대 1로 가장 높았고 신한금융투자(33.75 대 1)와 하나대투증권 (16.95 대 1), 동부증권(16.85 대 1), 한국투자증권(8.98대 1)이 뒤를 이었다. 6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공모에서 일반 투자자에게 배정되는 물량은 전체 공모주(609만9,604주)의 20%인 121만9,921주. 하지만 첫날에만 이미 20배가 넘는 2,477만3,530주가 청약됐다. 벌써 삼성생명 최종 경쟁률(40.06대 1)을 크게 뛰어 넘는 500대 1 이상의 경쟁률이 점쳐지고 있다.
증권업계는 시중 부동자금이 한 데 모이면서 유례 없는 청약 열기가 달아 올랐다고 분석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장외가격이 35만원인 반면 청약가격은 19만원에 불과해 청약 물량만 받아도 단기간에 70~80% 수익을 챙길 기회로 받아들여진다”라며 “저금리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했던 자금이 몰려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에선 지나친 투자열기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원상필 유안타증권 수석연구원은 “삼성생명 공모 청약 때도 엄청난 경쟁 속에서 많은 사람이 뭉칫돈을 투자했지만 이후 3년 동안 단 한 번도 공모가를 회복하지 못했다”며 “1억원을 청약해도 기껏 1, 2주밖에 배정받지 못한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주기자 pearlkim7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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