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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마도해역서 조선시대 추정 선박 첫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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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마도해역서 조선시대 추정 선박 첫 발견

입력
2014.11.05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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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자 111점·분청사기 2점 인양 길이 11.5m 폭 6m… 나무못 사용

지금까진 통일신라·고려 배만 발굴 "백자 해상 유통 보여 주는 첫 사례"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관계자들이 5일 충남 태안군 마도 해역에서 조선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선박의 닻을 인양해 크기를 측정하고 있다. 태안=연합뉴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관계자들이 5일 충남 태안군 마도 해역에서 조선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선박의 닻을 인양해 크기를 측정하고 있다. 태안=연합뉴스
선체 부근에서 인양된 조선시대 백자들. 종류별로 10개씩 포개진 상태로 발견됐다. 문화재청 제공
선체 부근에서 인양된 조선시대 백자들. 종류별로 10개씩 포개진 상태로 발견됐다. 문화재청 제공

충남 태안군 마도 해역에서 조선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선박이 발견됐다. 선박 내부에서는 조선 초기 분청사기 대접이, 선박 주변에서는 조선 백자가 각각 발견됐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소장 소재구)는 6월 1일부터 마도 해역을 발굴 조사한 결과 ‘마도 4호선’으로 명명한 침몰 고선박을 발견했다고 5일 밝혔다. 마도 해역은 빠른 조류와 암초, 짙은 안개 등으로 많은 선박이 침몰한 곳으로 기록돼 있어 ‘난파선의 공동묘지’ ‘바닷속 경주’ ‘수중문화재 보물창고’ 등으로 불린다.

마도 4호선 내부에서는 조선 초기 분청사기 대접 2점이, 주변에서는 백자 다발 111점이 각각 인양됐다. 연구소 측은 유물의 성격으로 보아 이 선박이 현재까지 한번도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는 조선시대 선박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마도 해역에서는 현재까지 태안선과 마도 1ㆍ2ㆍ3호선 등 고선박 4척이 발굴됐지만 모두 고려시대 선박으로 확인됐다. 세조 때 이곳에서 선박 40척이 침몰해 국가재정이 큰 피해를 입는 등 조선 시대에도 무수한 배가 이 해역에서 가라앉았다는 기록이 있지만 실물은 확인되지 않았다.

마도 4호선은 길이 11.5m, 폭 6m 규모로, 쇠못 대신 나무못을 사용하는 등 한국 고선박의 특징을 그대로 갖고 있다고 연구소 측은 밝혔다. 시굴 조사 결과 선체 내부에서 4단으로 구성된 외판재가 확인됐으며 화물이 물에 젖지 않도록 받침 역할을 하는 원형 통나무도 다량 발견됐다.

문환석 수중발굴과장은 “추가 조사가 필요하겠지만 분청사기를 실었기 때문에 조선시대 선박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발굴된 고선박은 12척인데 통일신라 선박 1척과 중국 선박 2척을 제외한 9척은 고려시대의 선박이다.

마도 4호선 주변의 조선 백자 111점은 종류별로 10점씩 포갠 상태로 발견됐으며, 그릇이 깨지지 않도록 완충재로 사용했을 볏짚도 함께 확인됐다. 이들 백자는 발, 접시, 잔, 촛대 등 일상생활 용기로 종류와 상태 등을 고려할 때 18세기 후반에서 19세기 전반에 제작된 지방 백자로 추정된다. 문환석 과장은 “백자 다발이 마도 4호선에 실렸던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조선 후기에는 가마가 전국에 산재하고 자기의 수요지와 공급지가 가까워 해상 유통에 의한 장거리 운송이 불필요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번에 출수(出水)된 백자들은 그 같은 상식을 깨고 해로를 이용한 백자의 유통을 보여주는 첫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박주희기자 jxp93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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