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 군부가 앞으로 2주 내 권력을 민간에 이양하기로 했다. 최근 시민들의 지지에 힘입은 군부 쿠데타로 27년 독재를 끝낸 부르키나파소는 차기 정부 구성을 둘러싸고 시위대와 군부의 힘겨루기 양상이 지속돼 왔다.
AFP 통신 등 주요 외신은 4일 군부가 과도정부 수반으로 내세운 이삭 야코바 지다(49) 중령이 “모두가 동의한다면 권력이 2주 내에 이양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지다 중령은 전날 외무부에서 외교관과 기자들에게 권력 이양을 약속하며 “새 정부는 합의로 선출된 지도자가 이끌어 갈 것”이라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일정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부르키나파소군의 이런 결정은 민간에 권력을 내 주라는 국제사회의 압박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는 군부의 권력 장악 움직임에 부르키나파소의 원조를 중단하기로 선언했고 다른 원조국도 이를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아프리카연합(AU)도 군부에 2주 내 민간에 정권을 돌려줄 것을 촉구하며 이 기간이 지나면 제재에 들어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AU 제재에는 부르키나파소의 AU 회원 자격 정지와 군 관계자의 여행 금지가 포함될 수 있다고 BBC는 전했다.
AU 평화안전보장이사회 시미언 오요노 에소노 의장은 “민중 봉기는 블레즈 콩파오레 대통령의 사임을 이끌어냈지만 군의 정권 탈취는 민주주의에 역행했다”고 비판했다.
앞서 젠 사키 미국 국무부 대변인도 “군은 권력을 민간에 즉각 이양하라”고 요구했다. 미국은 또 진상을 파악한 뒤 연간 1,400만 달러(약 150억7,000만원)에 달하는 원조 철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군이 권력 이양 의사를 보이면서 군정에 반대하는 시위는 엿새 만에 소강 상태를 보였고 수도 와가두구 거리의 상점과 은행 등이 다시 문을 열고 국경 봉쇄도 풀리는 등 부르키나파소는 일상을 되찾은 상태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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