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단독] 너트 빠지고… 고리 휘고… 무대시설 41% '아찔'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단독] 너트 빠지고… 고리 휘고… 무대시설 41% '아찔'

입력
2014.11.05 04:40
0 0

전국 대형공연장 안전진단 결과 시설 1471개가 보수·교체 시급

대학로 소극장 시설도 29%가 불량 "판교 사고 교훈 새겨 안전 강화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이 실시한 2013년 무대시설 안전진단 결과, 전남 A공연장에서는 무대가 움직일 때 쓰이는 구조물에 너트가 없어 붕괴 위험이, 서울 B공연장에서는 조명 등을 매다는 장치봉의 연결부위가 휘어져 추락 우려가, 경기 C공연장에서는 무대장치를 매다는 와이어로프가 훼손돼 단선 가능성이 지적됐다(위쪽부터). 한국산업기술시험원 공연장안전지원센터 제공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이 실시한 2013년 무대시설 안전진단 결과, 전남 A공연장에서는 무대가 움직일 때 쓰이는 구조물에 너트가 없어 붕괴 위험이, 서울 B공연장에서는 조명 등을 매다는 장치봉의 연결부위가 휘어져 추락 우려가, 경기 C공연장에서는 무대장치를 매다는 와이어로프가 훼손돼 단선 가능성이 지적됐다(위쪽부터). 한국산업기술시험원 공연장안전지원센터 제공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이 실시한 2013년 무대시설 안전진단 결과, 전남 A공연장에서는 무대가 움직일 때 쓰이는 구조물에 너트가 없어 붕괴 위험이, 서울 B공연장에서는 조명 등을 매다는 장치봉의 연결부위가 휘어져 추락 우려가, 경기 C공연장에서는 무대장치를 매다는 와이어로프가 훼손돼 단선 가능성이 지적됐다(왼쪽부터). 한국산업기술시험원 공연장안전지원센터 제공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이 실시한 2013년 무대시설 안전진단 결과, 전남 A공연장에서는 무대가 움직일 때 쓰이는 구조물에 너트가 없어 붕괴 위험이, 서울 B공연장에서는 조명 등을 매다는 장치봉의 연결부위가 휘어져 추락 우려가, 경기 C공연장에서는 무대장치를 매다는 와이어로프가 훼손돼 단선 가능성이 지적됐다(왼쪽부터). 한국산업기술시험원 공연장안전지원센터 제공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이 실시한 2013년 무대시설 안전진단 결과, 전남 A공연장에서는 무대가 움직일 때 쓰이는 구조물에 너트가 없어 붕괴 위험이, 서울 B공연장에서는 조명 등을 매다는 장치봉의 연결부위가 휘어져 추락 우려가, 경기 C공연장에서는 무대장치를 매다는 와이어로프가 훼손돼 단선 가능성이 지적됐다(왼쪽부터). 한국산업기술시험원 공연장안전지원센터 제공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이 실시한 2013년 무대시설 안전진단 결과, 전남 A공연장에서는 무대가 움직일 때 쓰이는 구조물에 너트가 없어 붕괴 위험이, 서울 B공연장에서는 조명 등을 매다는 장치봉의 연결부위가 휘어져 추락 우려가, 경기 C공연장에서는 무대장치를 매다는 와이어로프가 훼손돼 단선 가능성이 지적됐다(왼쪽부터). 한국산업기술시험원 공연장안전지원센터 제공

연극배우 김모(33)씨는 지난해 7월 강원도의 한 공연장에서 리허설을 하다 아찔한 경험을 했다. 10여m 위에 매달려 있던 5㎏짜리 조명이 느닷없이 떨어진 것. 조명은 산산조각 났지만 다행히 무대에 있던 10여명 중 다친 사람은 없었다. 김씨는 “만약 머리 위로 떨어졌다면 어떻게 됐을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1,000석이 넘는 대형공연장도 이렇게 위험할 줄 몰랐다”며 가슴을 쓸어 내렸다.

판교 테크노밸리 환풍구 추락 사고로 공연장 안전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대형공연장 무대시설의 절반 가까이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규모가 작은 소극장은 각종 안전점검을 의무적으로 받지 않아도 되는 탓에 안전사고에 무방비 상태였다.

4일 강은희 새누리당 의원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제출 받은 ‘2013 무대시설 안전진단 결과 통계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등록된 대형공연장 67곳의 무대시설 3,555개 가운데 1,471개(41.4%)가 보수를 하거나 교체를 해야 할 정도로 노후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는 문체부와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이 2012년 9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시행했다. 이런 비율은 직전 조사(2011년 11월~2012년 8월ㆍ79곳 대상) 결과인 56%보다 줄어든 것이지만, 공연 관계자들은 여전히 위험한 수준이라고 지적한다.

세부적으로 보면 무대 장막이나 조명, 음향시설을 고정시키는 ‘상부 무대시설’의 상태가 심각했다. 조명시설은 절반 가까이(47.5%ㆍ770개 중 366개) 보수 및 교체가 필요했고, 음향시설은 양호한 것(156개)보다 교체를 해야 하는 것(180개)이 많을 정도였다. 무대 화재에 대비한 방화막도 멀쩡한 것(13개)보다 그렇지 않은 것(23개)이 더 많았다. 배경 세트나 소품이 있는 ‘하부 무대시설’ 가운데 배우를 싣고 오르내리는 승강기 무대도 절반 가량(286개 중 142개)이 시설이 노후화했거나 부품 일부가 없어 붕괴 우려가 있는 등 안전에 취약했다.

공연법은 무대시설이 40개 이상인 곳은 착공 전 설계 검토와 준공 후 안전검사를 의무화하고 있다. 또 무대시설이 40개 이상인 곳은 3년마다, 20~40개인 곳은 5년마다 정기 안전검사를 받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 소극장은 규제 대상이 아니어서 안전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셈이다. 지난해 기준 지자체 등록 공연장 830개 중 공연법 적용을 받지 않는 곳은 63%에 달했다.

실태 파악을 위해 문체부와 공연장안전지원센터가 올해 3~5월 서울 대학로의 소극장 129곳을 특별점검 했더니 전기ㆍ무대시설 258개 중 75개(29.1%)의 상태가 불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소극장 중 3분의 1 정도는 ‘공연 전 안전사고 발생 시 대피방법을 안내하지 않거나 가끔 실시한다’고 답해 안전 불감증도 심각했다. 배우 김씨는 “소극장 대부분 재정상태가 어려워 안전한 시설을 갖추지 못한 채 관객을 받는 실정”이라며 “지난 10년간 극장측에 여러 번 건의했지만 규정조차 없어 조치가 이뤄진 적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강은희 의원은 “국회와 정부 당국은 최근 발생한 판교 사고의 교훈을 되새겨 공연장 안전점검 대상을 확대하고 검사 주기도 단축하는 등 안전사고를 막을 수 있는 대책을 하루 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장재진기자 blanc@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