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헌법재판소가 카탈루냐주의 분리독립을 묻는 ‘비공식’ 주민투표도 보류한다고 결정했다. 카탈루냐주는 헌재 결정에도 주민투표 강행 의사를 밝혀 정치적 혼란이 예상된다.
헌재 대변인은 4일 “헌재 재판관들이 만장일치로 카탈루냐주의 상징적인 주민투표를 보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고 현지 일간지 엘파이스가 보도했다. 소라야 사엔스 데산타마리아 스페인 부총리는 “비공식 투표가 민주적 절차에 대한 ‘법적 사기’이자 ‘왜곡’”이라고 강하게 비판하면서 최근 헌재에 주민투표 보류를 요청했다.
카탈루냐주는 이날 헌재 결정에도 비공식 투표를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카탈루냐 주정부 대변인은 “중앙정부가 헌재를 통해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다”며 “중앙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말했다.
헌재는 앞서 9월 중앙정부가 카탈루냐주의 분리독립을 묻는 주민투표에 대한 위헌 법률심판을 제청하자 이를 수용했다. 당시 헌재의 수용 결정으로 합법적인 주민투표를 시행하는 길이 막히면서 아르투르 마스 카탈루냐 주지사는 9일 ‘비공식’ 주민투표를 시행하기로 방향을 바꿨다.
최근 엘파이스 여론조사결과 카탈루냐 주민의 49%는 취지가 훼손된 비공식 주민투표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714년 스페인에 병합된 카탈루냐는 연간 1,930억 유로(약 257조원)를 벌어들여 스페인에서 가장 부유한 지역으로 꼽힌다. 향토문화, 언어, 역사가 스페인과 다르다는 자긍심이 높아 줄곧 스페인에서 분리독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져 왔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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