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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살짜리 입양아 학대·죽음 뒤엔 위조서류 못 가린 허술한 제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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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살짜리 입양아 학대·죽음 뒤엔 위조서류 못 가린 허술한 제도 있었다

입력
2014.11.04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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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양어머니 살인죄 적용 재산·직업 속여 입양 드러나

입양 가정의 실태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허술한 입양심사가 결국 끔직한 학대와 사망을 불러왔다. 계모 학대 살인사건의 상처가 아물지 않은 울산에서 이번에는 2살짜리 입양아를 학대해 숨지게 한 어머니가 붙잡혔다. 경찰은 살인죄를 적용할 방침이다.

울산경찰청은 25개월 된 입양아 A양을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된 어머니 김모(46)씨를 수사한 결과 상습적인 폭행과 학대 사실을 확인했다고 4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달 26일 오후 3시 36분쯤 울산 중구 자신의 집에서 “아이가 제대로 숨을 못 쉰다”며 119에 신고했다. 병원으로 옮겨진 A양은 끝내 숨졌다. 당시 김씨는 “아이가 전기 콘센트에 젓가락을 꽂는 것을 보고 훈육차원에서 플라스틱 자로 때렸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경찰은 A양의 전신에 심하게 멍 든 자국이 있는 등 아동학대 혐의를 확인, 김씨를 긴급체포하고 수사전담반을 편성해 수사를 벌였다.

경찰은 A양에 대한 부검 소견과 주변인 진술을 종합한 결과 김씨가 사건 당일 플라스틱 자가 아닌 철제 옷걸이 지지대로 구타한 사실을 밝혀냈다. 김씨는 또 A양이 숨지기 이틀 전인 지난달 24일 A양이 중학생 언니의 학교 무용발표회에서 뛰어다니고, 집으로 돌아와 음식을 먹으며 침을 흘렸다는 이유로 손으로 머리를 수 차례 때리고, 이튿날 A양이 콘센트 주변에서 놀자 옷걸이 지지대로 30분간 전신을 때리고 매운 고추를 잘라 물에 타서 마시게까지 한 사실도 밝혀냈다. 경찰은 김씨 주변인 조사에서, 김씨 집에서 아기 우는 소리가 자주 들렸고 김씨가 A양에게 고함을 치고 바닥에 던지기도 했으며 “자녀 3명이면 지원금이 많이 나온다던데 돈도 얼마 나오지 않더라”는 말을 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또한 김씨 부부가 올해 1월 입양을 신청하면서 제출한 부동산임대차계약서와 재직증명서 등이 모두 위조된 사실도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부부는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35만원’인 주택을 ‘전세 3,500만원’으로,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40만원’인 사무실은 ‘전세 5,000만원’으로, 한 때 운영한 식당은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150만원’이었지만 ‘전세 6,000만원’으로 위조했다. 실제 이들의 살림살이는 주택 월세가 10개월이나 밀렸고, 도시가스비나 전기료도 수개월 연체될 정도로 어려웠다. 울산의 한 무용협회에서 일한다는 김씨의 재직증명서도 위조된 것이었다.

게다가 김씨 부부는 또 입양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별거 중이었지만 이 사실을 숨겼고, 입양 심사에서도 문제가 드러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비공개 입양은 사생활 보호를 위해 제출한 서류만으로 판단하고 사실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 맹점이 있는 만큼 입양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해 살인 혐의를 적용키로 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씨를 5일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울산=목상균기자 sgm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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