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있으라' 제안 용혜인씨 회견
"실체도 없는 단체 회원으로 몰아가"
불법 시위 혐의로 기소된 세월호 참사 침묵행진 ‘가만히 있으라’ 제안자 대학생 용혜인(24·여)씨와 행진 참가자들이 4일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과 검찰이 조사과정에서 자신들을‘세월호추모청년모임’이라는 존재하지 않는 단체의 회원으로 몰아가고, 반성문을 쓰면 기소유예 해주겠다고 회유하는 등 인권과 양심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용씨는 서울 마포구 동교동 가톨릭청년회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공소장의 공소사실 부분에 ‘세월호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을 촉구한다는 명목으로 자칭 세월호추모청년모임을 제안·결성했다’고 쓰인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침묵행진에 참가했던 김성일(35) ‘청년좌파’ 대표와 대학생 이장원(21) 안명진(19)씨 역시 검찰 조사과정에서 ‘세월호추모청년모임 회원이 아니냐’, ‘유명인 누가 시위를 주도하는 것 아니냐’는 유도심문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행진 참가자들에 대한 조사과정에서 반성문을 쓰라고 요구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안씨는 “지난 10월 14일 서울중앙지검 공안부의 한 조사관이 ‘서약서를 쓰면 기소유예 처분을 내려주겠다’고 했고 다음주 검찰 조사를 받으러 갔을 때 조사관이 A4용지를 건네 반성문을 쓰게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피의자들이 조사과정에서 묵비권을 행사해 유도심문을 하려 해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세월호추모청년모임이라는 단체명은 침묵행진 당시 언론 기사를 통해 이미 수차례 보도됐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또 “형법 제53조(작량감경)에 의거해 선처가 필요할 시 반성문을 쓰게 하는 것은 위법이 아니지만 이번 시위 참가자들에게 반성문을 요구한 적은 없다”고 덧붙였다.
한형직기자 hj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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