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정부가 중남미 최초로 건설하기로 한 고속철도 프로젝트에 중국 국영기업을 주축으로 하는 컨소시엄이 단독으로 입찰해 공사를 따냈다.
멕시코 교통부는 3일 수도 멕시코시티와 산업도시 케레타로를 잇는 고속철 건설공사(총 연장 210㎞) 입찰에서 중국철도총공사를 주축으로 하는 컨소시엄의 37억5,000만 달러(4조500억원)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발표했다.
10월15일 마감된 이번 입찰에서 멕시코 기업들을 포함한 중국 주도의 컨소시엄이 유일하게 응찰했다. 교통부는 “입찰 시한이 다가오면서 (관심을 보였던) 일본 미쓰비시, 프랑스 알스톰, 캐나다 봄바르디어, 독일 지멘스 등 16개 회사가 입찰에 응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세계적으로 고속철도 프로젝트 입찰에 평균 2개 회사가 응찰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멕시코가 중국과 더욱 긴밀한 관계 구축을 열망하는 만큼 이번 대형공사 입찰에 정부 의도가 어느 정도 영향을 줬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멕시코는 다음 달부터 공사에 들어가 2017년부터 고속열차 운행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시속 300㎞로 달리는 고속철도가 개통되면 두 도시 간 이동시간이 현재 2시간30분에서 58분으로 대폭 줄어들고, 하루 약 2만3,000명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멕시코 여객열차는 1990년대 철도민영화를 계기로 거의 사라지고 일부 관광열차가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 고속철은 올해 저렴한 비용을 앞세워 세계 시장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아시아에선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등이, 아프리카에선 나이지리아 수단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이 중국 고속철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중국은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추진하는 로스앤젤레스(LA)~샌프란시스코 연결 고속철 사업(680억 달러 규모)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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