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자율적으로 결정하게 할 것"
경기도에 이어 서울 지역의 초ㆍ중ㆍ고교들도 내년부터 오전 9시 등교가 추진된다. 이미 시행 중인 경기, 전북 지역 외에 서울과 인천도 공론화에 나서면서 오전 9시 등교는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강원 지역은 학교 한 곳이 자율적으로 오전 9시 등교를 실시하고 있으며, 광주, 충북, 제주, 세종 등은 내년 시행을 예고했거나 검토 중이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학생독립운동기념일인 3일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학생들의 자치와 건강권을 위해 2015학년도부터 서울 초ㆍ중ㆍ고교의 등교시간을 오전 9시로 늦추는 방안을 제안한다”면서 “학생ㆍ학부모ㆍ교사 등 학내 구성원들의 충분한 토론을 거쳐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 교육감은 올해 9월부터 전면 시행 중인 경기도에서의 논란과 진통을 고려해 학교의 자율적인 선택을 존중하기로 했다. 다만 학교 구성원이 참여하는 토론은 모든 학교가 진행해야 한다. 학교장이 마음대로 오전 9시 등교 문제를 결정하지 못하게 하겠다는 의미다.
조 교육감은 “개인적으로 초등학교는 오전 9시 등교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등교시간을 20분만 늦추면 돼 합의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 “중ㆍ고교의 경우 오픈마인드를 갖고 있다”고 덧붙여 학교 사정에 따른 자율 선택을 강조했다.
시교육청은 다음달 말까지 학교별 토론, 학생참여단 의견 수렴, 학교장ㆍ학부모 회의 등을 거쳐 ‘9시 등교 기본 계획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내년 2월 시행계획을 수립해 2015학년도 1학기가 시작되는 3월부터 적용할 방침이다.
경기도에서 불거졌던 문제점에 대한 보완책도 마련된다. 맞벌이 부모를 두고 있어 일찍 등교해야 하는 학생을 위해 교실ㆍ도서실 등 학교시설을 개방하고, 지도교사를 배치하거나 아침 운동프로그램 등을 시행할 방침이다. 늦춰진 등교시간에 이뤄지는 사교육을 막기 위해 등교 전 학원교습을 금지하는 조례 제정도 시의회와 함께 추진한다.
시행 두달을 맞은 경기도는 95.9%, 지난달부터 시작한 전북은 92.6%의 학교들이 오전 9시 등교를 실시하는 등 대부분의 학교가 참여하고 있다.
조 교육감은 이외에도 ▦부모가 도와줘야 하는 초등학교 1,2학년 숙제 없애기 ▦초등학교 수중 중 중간놀이 시간 20~30분 확보 ▦초등학생 77.2%가 들고 다니는 신발주머니 없애기 ▦중고생의 아이디어에 예산을 지원하는 학생참여예산제 신설 등을 제안했다.
서울시교육청의 9시 등교 추진에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등교시간 변화는 사회적으로 큰 변화를 가져오는 정책이기 때문에 시행을 전제로 토론회가 이뤄져서는 안된다”며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고,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당초 우려했던 문제 보다는 학생들의 충분한 수면, 아침밥 먹기 등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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